“대한민국, 중산층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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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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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지승 기자=집값 하락으로 은행 대출로 집을 산 뒤 고통받는 '하우스푸어'가 속출하면서 저소득층에 이어 중산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채무자들이 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소비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산층의 위기는 전체적인 경제위기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으로 존재한다.

◇ 집 값 거품빠지자 빚에 허덕이는 중산층 ‘위기’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 1997년 당시 760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GNI)을 지난해 기준으로 2만2489달러로 3배가량 끌어올리며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안으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하다. 집을 구입한 뒤 대출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중산층이 늘면서 우리 경제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등의 발표에 따르면 1997년 전체 가구의 74.1%에 달하던 한국의 중산층 비율은 지난해 67.6%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은 17.8%에서 19.9%로, 저소득층은 8.1%에서 12.4%로 증가하며 중산층 비중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264에서 0.313으로 높아지며 중산층의 위기를 시사하고 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금융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고통받는 '고위험 하우스푸어'는 1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잠재적 하우스푸어'는 57만가구로 파악됐으며, 이들이 갚아야 하는 빚이 무려 150조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추가 하락하거나 대출금리가 오르면 하우스푸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소비마저 위축…경기활력 저하 우려

가계부채가 늘면서 소비심리 마저 위축돼 가계 지출규모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기불황 탓에 소득이 늘었음에도 지출을 극도로 꺼리는 상황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전국 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414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46만7000원으로 1% 상승에 그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가계부채 문제가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상황이 악화될 경우 중산층이 줄어들 수 있다"며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그나마 상황이 나은 고소득층조차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소비위축의 문제는 서로 맞물려 있는 문제"라며 "경기가 살아나려면 어느 한 부분만 회복해선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개입과 관련해선 "이자율을 낮추는 등의 한시적인 혜택은 줄 수 있지만 쉽지 않을 뿐더러, 한계가 있는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부양책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경기가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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