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만에 국토 남단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횡단하며 10곳에서 유세를 펼치는 강행군이다. 이날 문 후보는 여수를 시작으로 텃밭인 호남 지역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26일 광주 방문 이후 나흘 만의 호남 재방문으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늘어난 부동층과 동요하는 지역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여수는 안 전 후보의 처가가 있어 그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는 점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부동층 흡수 경쟁에서 상징적 의미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 민심 또한 문 후보에 대한 기대가 여느 때 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여수시 서시장 남문 남문 앞 로터리는 문 후보를 보기 위해 약 600여명의 시민들과 근처 상인들이 사거리 보도를 빼곡히 채우며 관심을 나타냈다.
곳곳에 시민과 상인들이 스티로폼에 “문재인님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문구를 쓴 팻말들이 눈에 띠었다. 특히 문 후보가 시장을 돌며 지나갈때 마다 상인들이 ’만세‘ ’걱정마세요‘ 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의 과오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호남 분들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줬는데 호남의 한(恨)과 설움을 풀어드리지 못했다”며 “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민주당의 후보로 만들어주셨고, 그리고 끝내 범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주셨다”고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믿음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어 세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서 호남 설움, 소회 홀대 이런 말을 듣지 않도록 하겠다”며 탕평인사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재래시장 살리고 골목상권 살리기 위해서 대형유통업체 제한하자는 유통산업발전법을 누가 통과 못되게 했나”고 반문한 뒤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이 그랬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를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짝퉁 경제민주화가 드러났다.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전남 순천 풍덕동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서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통령이 되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전남 일정을 마친 문 후보는 오후에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PK(부산·경남)로 방향키를 돌렸다. 호남 방문이 ’집안 단속‘이었다면 PK 방문은 '적진 공략'으로 평가된다.
문 후보의 연고지인 이 지역은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동남권 신공항 문제 등으로 반여(反與)정서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이에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바로 부산과 창원으로 달려가 첫 유세를 시작하며 민심얻기에 나선 바 있다.
사천 삼천포 종합시장과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하며 경남 일정을 시작한 문 후보는 진주의료원을 찾아 경남지역의 ‘러닝메이트’ 격인 권영길 야권단일후보(무소속) 경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유세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연간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등 그동안 내놓았던 의료·복지 정책에 밝혔다.
문 후보는 이어 김해로 이동해 내외동 사거리, 인제대 앞 삼거리 등 퇴근길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시민들과 만나며 민시행보를 이어갔다. 한편 그는 경남에서 1박한 뒤 30일엔 울산과 대구로 북상하며 유세를 펼치고 상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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