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내년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수급이 지속되는 가운데 강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에 경기 순환에 따른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국고채 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신용 스프레드는 확대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변수’
내년 채권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올해 2.75%까지 인하된 기준 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낳아 자금 유입 확대의 계기가 된다. 또 경기 부진 우려를 반영해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 현상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내년 기준 금리는 상당 기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3분기부터 경기 회복 본격화로 인상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예상 금리 밴드는 평균 2~3%로 형성됐다.
그러나 기준 금리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가계부채, 특히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 가능성으로 내수 부양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 이재승 수석연구원은 “내년 채권 시장은 상반기 중 횡보, 하반기 들어 방향성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중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더라도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매력 여전…외국인 수급 지속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에 대해 우호적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그 이유로는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장과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들었다. 국가신용등급 상향도 강점으로 부각됐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연구원은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선진국 국채들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안전자산이 부족해졌다”며 “내년에도 미국, 일본 등이 모두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의 원화채권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채권의 매력도 하락 우려도 제기됐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11일부터 1800원이 붕괴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4%에서 최대 2.79%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5년물 또한 2.92%까지 상승했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원화채권 투자 강점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원화 절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 속도가 빠를 경우 정부의 자본통제가 강화되면서 환율 하락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채 상대적 강세, 스프레드는 제한적 확대
크레딧 시장에서는 회사채 수급 우위, 신용 스프레드 소폭 확대가 점쳐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크레딧 채권 발행규모는 195조원, 그 중 회사채는 45조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10월까지 발행된 회사채가 111조원 이상인 데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상대적으로 발행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는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의 저금리를 이용한 채권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 웅진 사태 이후 기업들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신용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스프레드 축소 기조를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기업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하겠지만 추세적 관점에서 개선 양상을 띨 것”이라며 “이는 크레딧채권의 매수부담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수채와 여전채는 비교적 강세, 은행채는 약세를 띨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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