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은 11일 "지난 6일 발표한 미용사(일반) 자격시험에서 71세 서 할머니가 최고령으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미용사 자격시험의 경우 응시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오랜 시간 서서 일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고령의 합격자가 나오기 힘들다. 미용사 자격시험의 평균 합격 연령은 29세로, 젊은 층의 합격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합격한 서 할머니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 할머니는 올해 4월부터 미용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할머니는 "교회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이 머리손질 한 번 하기 힘든 상황을 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며 계기를 전했다.
평생 살림만 해 온 할머니가 공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서 할머니는 "눈이 침침해 수험서가 잘 보이지 않아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필기공부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첫 시험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월하게 자격증 취득을 하나 싶었지만 이후 연이어 세 번의 실기시험에 불합격하며 쓴맛을 봤다.
서 할머니는 "오랜 살림으로 손마디가 굵어져 머리카락을 잡기가 쉽지 않았고, 순발력도 떨어져 실기시험 합격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시험을 준비한 지 8개월 만인 지난 6일 최종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서 할머니는 "어려운 분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손질해 주고, 외로운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작은 미용실을 개원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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