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혼다가 최근 출시한 대형 SUV ‘파일럿’을 처음 본 느낌은 ‘크다’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컸다.
이 차량은 전장(자동차 맨 앞부분에서 뒷부분까지의 총 길이)이 4875㎜, 전폭(사이드미러를 제외한 가장 넓은 폭의 길이) 1995㎜, 전고(자동차 바닥에서부터 천정까지의 높이) 1840㎜로 초대형 SUV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1만 6000대의 판매를 기록한 파일럿은 ‘인텔리전트 패밀리 어드벤처’라는 콘셉트로 개발됐다.
국내에는 7인승으로 출시된 파일럿은 무엇보다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해 가족 단위의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는데 안성맞춤인 모델이다. 요즘처럼 아웃도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때에는 더욱 그렇다.
파일럿은 남자를 위해 나온 차인듯 하다. 박스형 모양을 기초로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면부는 절제미를 살린 굵은 선을 바탕으로 깔끔하면서도 넓은 느낌을 준다. 후면에 장착 된 듀얼 머플러와 남성적인 느낌의 4각 리어 램프는 강인한 느낌을 전달한다.
차량 내부 공간의 넉넉함은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파일럿은 실용성을 강조한 3열 7시트 구조로 동급 최고 수준의 승차 및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이나 섬세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용량 센터콘솔 박스와 전좌석 컵홀더,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적용해 오디오와 트립 등의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테일게이트를 열지 않고도 후면 유리만 따로 열 수 있는 리프트 업 글래스를 적용해 간단한 짐은 손쉽게 수납이 가능하다. 오디오 시스템은 CD 플레이어는 물론 USB와 i-Pod 재생기능이 포함돼 있다.
시동을 켜면 진동과 소음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큰 몸집을 가졌지만 핸들링은 민첩한 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속페달을 밟아보니 다소 느린 반응이긴 하지만 시속 150km 이상으로 거침없이 올라간다. 3.5L VCM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257마력과 최대 토크 35.4kg•m를 실현했기 때문.
특히나 눈이 녹지 않은 오프로드 길을 달릴때는 파일럿 만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혼다가 자랑하는 VTM-4 기술이 적용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VTM-4 기술은 센서에 의한 자동 모드 외에 운전자가 직접 수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다시 말해 각 바퀴의 토크를 운전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험로 주행 시에 갑자기 만날 수 있는 불안정한 노면에서도 뛰어난 차체 제어 성능을 제공한다.
큰 덩치때문인지 연비는 아쉬웠다. 공인 복합연비는 도심에서 리터당 7.1km, 고속도로에서는 10.2km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등급 자체가 5등급일 뿐만 아니라 궂은 날씨 덕분인지 트립컴퓨터를 통해 본 연비는 고속도로임에도 8km가 채 나오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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