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세종청사로 공무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아주경제 DB] |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어서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데다가 교통망도 충분치 않아 출퇴근길 혼잡이 예상된다. 이미 세종시에서의 업무는 시작했지만 이 같은 문제점들로 업무 안정화까지는 상당 부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에서 세종시 출근 해보니…
서울에서 세종청사로 출근하는 방법은 크게 네가지로 나눠진다. 철도의 경우 KTX를 타고 오송역에서 내린 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나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시외버스를 타고 세종터미널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한시 운영되는 공무원 전용 셔틀버스를 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국토부의 첫 업무가 시작된 17일. 오전 6시 40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세종시로 향했다. 당초 예정시각보다 3분 가량 늦어진 7시 32분경 오송역에 내려 BRT 정류장으로 향했다.
세종시에 첫 도입된 BRT는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신개념 교통수단이다. 현재 시범 운행 중으로 요금을 받고 있지 않으며 향후 시내버스 수준으로 요금이 책정될 예정이다. 기타 대중교통수단과 환승도 가능하다.
BRT 내부 안내를 맡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첫차 승객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부쩍 늘었다”며 “BRT를 놓치거나 운행이 중단될 때는 기존 시내버스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BRT 운행 간격은 1시간이다. 오송역에서 첫차가 오전 7시 40분에 출발해 행복아파트를 지나 세종청사에 8시 3분 도착한다. BRT를 제외하면 세종청사로 향하는 버스는 2대로 자칫 시간을 놓치거나 늦어서 택시를 타게 되면 요금은 2만원 이상 나온다는 게 공무원들의 경험담이다.
20여분을 달리니 넓은 공사판에 덩그러니 놓인 세종청사가 눈에 들어왔다. 6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 중인 세종시는 현재 정부 청사가 위치한 1생활권만 기본 모양을 갖췄다.
첫 출근날 세종청사에서는 인근에서 출근하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는 공무원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공사가 한창이어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짙은 안개, 미끄러운 노면 등으로 사고 위험이 컸다는 것이다.
BRT 운행 중에도 좌우를 살펴보니 안개가 자욱해 쉽게 주변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금강을 옆에 낀 세종시 일대는 평소에도 안개가 자주 끼어 교통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지난 주말 사이에는 세종시 인근에서 자동차 사고가 잇달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편의시설 부족, 식사 2부제 실시도
청사 내부도 여전히 공사가 한창이었다. 각 동 입구마다 보안요원 등이 출입증을 검색하며 통과시켰지만 정문에서부터 경찰이 검문을 실시하던 예전 과천청사와 비교하면 허술한 수준이었다.
세종청사는 6개의 동이 모두 이어져있는 형태로 구성됐다. 국토부는 6동에 위치했다. 동이 이어져 이동이 편리하기는 했지만 이전 초기에 복도가 길다보니 사무실이나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중에서도 가장 불편한 점은 편의시설 이용이었다. 기존 과천청사는 매점이나 은행, 식당 등 편의시설이 중앙과 민원동에 몰려있었다.
국토부 한 공무원은 “세종청사는 식당이 각동별로 한곳씩 배치돼 다른 메뉴를 먹고 싶다거나 사람이 몰려 다른 식당을 이용하려면 다시 멀리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체국 등 편의시설은 6개동 중 1개 동에만 위치해 역시 멀리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큰 규모에 비해 화장실 시설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초기 주변 식당 등이 부족해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에만 몰리다보니 극심한 혼잡 상태를 빚기도 했다. 이에 세종청사는 17일부터 층별로 식사 시간을 다르게 하는 ‘식사 2부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세종시 전반 사업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세종시는 2030년까지 개발이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초기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며 “국내 최초로 도시 전반을 통합 개발하는 중요 사업인 만큼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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