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침체기를 보낸 부동산시장에서도 한해 동안 인기를 끈 히트 상품과 지역은 있기 마련이다.
주택·토지 모두 상한가를 달린 세종시가 단연 눈길을 끈다. 부산과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도 히트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상품별로는 오피스텔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단지내 상가 등 차별화된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었다.
◆세종시 강세, 동탄2신도시 약진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곳으로 세종시를 꼽는 데 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세종시 인기는 청약 경쟁률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경쟁률 10위권에 세종시에서 분양된 4개 단지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이 7월 공급한 ‘세종 힐스테이트’는 일반공급에서 평균 경쟁률 49.1대 1로 1위를 차지했다.
땅값도 강세를 보였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세종시 땅값은 올해(10월말 기준)에만 2.19%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상승 폭(0.8%)의 배 이상이다. 세종시는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 전국 땅값 상승률 1위를 지키고 있다.
부산도 지난해에 이어 청약 호황을 누렸다. 롯데건설이 지난 5월 분양한 ‘대연 롯데캐슬’(평균 경쟁률 44.5대 1)을 비롯해 4개 단지가 청약 경쟁률 10위권에 들었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동탄2신도시가 최대 히트지역으로 떠올랐다. 올 하반기 2차례 합동·동시분양을 통해 9개 건설사가 7559가구를 공급했고 모두 순위내 청약 마감됐다. 업계에 따르면 12월 현재 이들 분양 단지의 계약률은 평균 70~80%대에 달하고 있다.
서울 위례신도시와 강남·서초보금자리 등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도 인기를 누렸다. 위례신도시와 강남보금자리 첫 민간 분양 단지인 ‘송파 푸르지오’와 ‘래미안 강남 힐즈’는 각각 4.3대 1, 3.55대 1의 평균 경쟁률로 순위내 청약 마감됐다.
◆아파트 침체로 오피스텔 등 인기 누려
주택 상품 중에서는 아파트 시장 침체에 따른 상대적 인기를 누린 수익형 부동산 등이 돋보였다.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 시장에서 순위내 마감이 연일 이어졌다.
7월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 공급한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가 최고 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월 강남보금자리에 분양한 신영의 ‘강남 지웰홈스’는 최고 101대 1의 경쟁률로 인기를 끌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일부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우려가 있긴 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 오피스텔은 올해에도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다”며 “임대수익률 보장 등 공격적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상가 시장 침체 속 LH 단지내 상가 인기도 돋보였다. 올해 신규 공급된 LH 상가는 154개로 이중 약 84%인 130개가 최초 입찰에서 모두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50%를 웃돌았다.
아파트를 벗어나 쾌적한 생활에 살고 싶어 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도 높았다. LH가 9월 공급한 충남 아산신도시 탕정지구 단독주택용지 84필지는 최고 4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월 공급된 청주시 율랑2지구(101필지)와 3월 양산 물금신도시(128필지)도 각각 313대 1, 142대 1의 경이적인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히트 상품이었던 세종시나 오피스텔 등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옥석 가리기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기존 상품들의 인기 속에 비즈니스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새로운 유형의 부동산 상품도 유망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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