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그룹 ‘열정락서 시즌3’마지막 강연에서 사회자가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질문에 윤 사장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요!”라며 “35년 동안 일본이 1등 했던 TV 사업을 삼성전자가 1등 하게 만들었고, 요즘은 주부들이 집안일을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성의있는 대답을 내놨다.
‘왜 사세요’는 지난 14개월간 대장정을 이어온 열정락서의 공식 질문이다. 이 질문이 나오면 관객들은 으레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돌변한다. 취업과 진로문제에 밀려 정작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 모르는 자신들의 고민이 이 한 마디에 함축돼 있어서다.
열정락서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10월 삼성그룹이 젊은 청춘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토크콘서트다. 지금까지 열정락서를 다녀간 80명의 인생 선배들은 하나같이 진심어린 조언으로 이들을 응원하며 20대들의 ‘1일 멘토’를 자처했다.
시즌1에서 시즌3까지 진행된 총 36번의 강연에는 13명의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12명의 사내 직원 강사, 교수·개그맨·운동선수 등을 포함한 유명인 55명 등이 강사로 무대에 섰다. 올해까지 열정락서에 모인 총 관객 수만 해도 13만여명에 이른다.
열정락서에 다녀 온 한 대학생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과거의 실패를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인생 스토리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도전받는 계기가 됐다”며 “사회적 스펙 뿐 아니라 난 지금 왜 살고 있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부터 다시 한번 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은 현재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열정락서 시즌4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의 열정락서가 ‘감성에 두드림’이었다면 시즌4는 ‘감성’에 ‘실리(實利)’가 더해진 콘셉트로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 “내년에는 ‘열정을 가지라’는 단편적인 메시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업(業)에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까지 제공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여러 방면의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정락서가 내년에는 대한민국의 청춘들에게 또 어떤 물음표과 느낌표를 남길지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