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그룹 2~3세를 위한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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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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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의 정기인사가 진행 중이다. 인사 폭이 크건 작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세대교체'다. 몇 해 전부터 대기업들은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경영진의 연령을 낮추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올해 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를 대폭 교체했다. 7명의 CEO가 교체되면서 롯데그룹 대표이사의 평균 연령은 6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신세계그룹 역시 2013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룹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로 기존 CEO들보다 각각 11살·5살 나이가 적은 허인철 대표와 장재영 대표를 선임했다.

이 같은 대표이사 세대교체는 국내 대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자산총계 상위 10대 그룹 CEO 평균 나이는 56.8세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대기업 CEO들의 연령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 주를 이뤘던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세대교체 의지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만은 않는다. CEO들의 나이가 어려진다는 것이 세대교체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같이 그룹 총수들이 강력한 경영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너 입김이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분위기에서는 전문경영인은 그룹의 부속품에 불과하고,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그룹 오너들이 좀 더 다루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그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세대교체가 아닌 오너십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 2세 경영권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셈이다.

2~3세 경영자가 등장하면서 대기업들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진다고 기업이 젊어지는 게 아니다. 생각이 젊어져야 그룹이 젊어지는 것이다. 이들이 과거 할아버지·아버지 회장들처럼 제왕적 경영을 하려한다면 세대교체는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구태를 청산하는 것이 선행돼야 진정한 세대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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