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차트나 오리콘 차트와 달리 대한민국의 음원차트는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왔다. 빌보드의 경우 인기를 얻을수록 음원차트가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였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와 정반대다. 이같은 현상의 주원인은 바로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만든 추천곡 제도 때문이다.
지난 28일 용산구 동자동 한국저작권협회에서는 '디지털 음원차트 추천시스템 분석 및 공정성 확보 필요성'을 주제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김민용 교수의 연구발표가 있었다. 김민용 교수는 약 2개월에 걸쳐 음원차트의 동향과 문제점을 분석해왔다. 이 연구를 주관하게 된 것은 '디저털 음원차트 공정성에 관한 공청회' 때문이었다.
김민용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음원차트의 음원추천제도가 차트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용 교수는 "일반적으로 추천을 받은 음원과 추천을 받지 않는 음원이 순위 차이가 엄청났다"며 "기획사의 능력에 따라 추천을 받고 계속 1위를 유지하는 곡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추천을 받은 음원은 평균 음원순위가 13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음원사이트의 추천을 받은 음원은 51위에서 추천을 받자 바로 28위 그리고 12시간이 지나면서 13위까지 올라가게 된다. 가수의 인지도에 따라 바로 1위까지 오르는 파괴력을 보이게 됐다.
추천의 문제점은 또 있다. 무작위 음원 플레이할 시에서 추천곡은 자동으로 재생되도록 음원사이트에서는 만들어 놨다. 그만큼 추천곡은 비추천곡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유리해 음원차트가 올라가게 된다. 김민용 교수는 "이처럼 현상을 볼때 추천제도는 음원차트의 낙하산이라고 봐도 된다"고 심각성을 꼬집었다.
음원추천제도의 문제점은 바로 또 있다. 몇몇 음원차트 운용사는 자회사로 음반기획사를 가지고 있다.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이들은 자회사의 가수의 음원을 추천함으로써 암묵적인 내부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김민용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 20% 정도 음원사이트가 자호사의 음원을 추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천제도의 악용은 결국 음원사이트와 관계가 없는 음반기획사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추천을 받은 곡과 받지 않는 곡의 음원랭킹 하락세는 눈에 띄게 다르기 때문에, 이는 랭킹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음원사이트에서는 추천제도에 대해 음반기획사의 필요에 의해 늘리고 있고 주장했지만, 추천곡을 어떤 형식으로 선정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설이 없었다. 한 가요 기획자는 사석에서 "음악에 대해서 모르면서 어떻게 흥행성을 평가하는 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로한 바 있다.
현재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민용 교수는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추천제도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대표 사이트인 아이튠즈의 경우 추천제도가 있지만, 이는 음원차트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만들어 운용되고 있다. 이처럼 추천곡제도를 음원사이트와 독립하면 현재 음원차트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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