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채팅하다 해킹 후 알몸동영상 협박 ‘신종 꽃뱀’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휴대전화 화상채팅으로 음란행위와 해킹을 유도한 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신종 꽃뱀이 등장했다.

성인남성 B씨는 29일 오전 1시께 중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A씨와 휴대전화로 음란채팅을 나누다 “20분 안에 10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놀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신고했다.

A씨는 B씨를 ‘오빠’라 부르며 친근하게 굴었고 먼저 옷을 벗으면서 음란채팅을 유도하자, B씨도 하의까지 벗은 모습을 보여줬다.

A씨는 갑자기 소리 크기를 모두 낮추고 채팅사이트에 문제가 생겼다고 둘러대더니 B씨에게 음성지원 프로그램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사이트라며 인터넷 주소를 알려줬다.

이는 휴대전화 해킹용 악성코드가 담긴 사이트였지만 B씨는 아무 의심 없이 해당 주소를 클릭해 프로그램을 내려 받았다.

악성코드가 B씨의 휴대전화에 깔리자 A씨는 돌변했다.

대화 내용은 물론 B씨의 알몸 사진이 담긴 동영상을 휴대전화 주소록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며 현금 100만 원을 요구한 것이다.

돈을 부치지 않자 A씨는 실제로 음란 영상을 B씨 지인 일부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이에 B씨는 700여 명에 이르는 지인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채팅 사이트를 이용한 똑같은 수법의 사기 사건이 송파경찰서에만 2∼3건 더 접수됐다”며 “이러한 신종 사기 피해가 늘고 있으니 휴대전화 화상 채팅 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