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던힐 파인컷 멘솔' 숯 필터 없어…'거짓'

담배 케이스에 차콜필터 표시…알고보니 숯 필터 아냐

<던힐 파인컷 멘솔 담배(Dunhill Fine Cut 1MG Menthol)의 허위 표시내용>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던힐 판매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가 거짓·허위 표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숯 필터가 사용된 멘솔 담배인 것처럼 허위표시를 일삼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에 대해 시정명령을 조치한다고 8일 밝혔다.

BAT는 영국법인인 British American Tobacco p.l.c.가 해외 지주회사를 통해 지분 100% 소유하고 있는 한국 자회사로 우리나라에서는 던힐 담배가 유명하다.

공정위에 따르면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는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던힐 파인컷 멘솔 담배(Dunhill Fine Cut 1MG Menthol)’의 포장지에 ‘CHARCOAL FILTER’라는 허위표시를 해왔다.

멘솔 담배 필터에 숯이 포함된 사실이 없음에도 숯이 포함된 것처럼 표시해 118억원의 부당 매출(해당기간 총 매출액의 약 1%)을 올린 셈이다.

이제껏 숯 필터 담배가 맛이 부드럽다고 세간에 알려져 있으나 담배연기의 화학물질을 감소시키는 기능은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담배 맛이 부드럽고 차별화된 상품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오인케 했다.

숯은 멘솔 담배의 민트 맛과 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타사들은 멘솔 담배에 숯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던힐 파인컷 멘솔 1㎎에 숯이 없다는 사실은 차콜필터 제품을 즐겨 태우던 한 애연자에 의해 밝혀졌다. 던힐 파인컷 멘솔 1㎎를 구입한 A 씨는 담배를 끌 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

차콜필터에 숯 알갱이가 들어있을 것으로 판단한 A 씨는 담배 필터를 뜯어봤지만 차콜필터가 아닌 일반 필터와 다를게 없었다

차콜필터에 숯 알갱이가 들어있을 거 필터라고 알고 있는데 숯이 없는 것을 발견했고, 바로 새 담배 필터를 뜯어봤습니다. 역시나 없었습니다. 담배 케이스에는 차콜필터라고 분명히 표시해 놓고 일반 필터와 다를 게 없었다는 제보다.

멘솔 담배에 숯 필터가 사용된 것처럼 표시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행위금지명령에 해당된다.

이태휘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소비자과장은 “허위표시는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광고한 것이 아니었고 조사과정에서 해당 표시를 삭제했던 점 등을 고려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며 “담배 제조업체들의 부당한 광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표시광고법 준수 교육을 강화하고 소비자보호를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리티쉬토바코는 지난 2008년 9월 담뱃잎에서 줄기를 완전히 제거한 100% 잎살 담배인 것처럼 속여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