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11월 중국 희토류 대표기업인 간저우(赣州)희토가 웨이화(威華)구펀을 통해 우회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내부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혐의로 최근 웨이화구펀은 중국 증권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내부거래 정보 유출에는 중국 대표적인 비즈니스 스쿨인 청쿵경영대학원(CKGSB) 인맥이 광범위하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화구펀 리젠화(李建華) 회장은 CKGSB 출신이다. 우회상장 계획 발표 전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CKGSB 출신들이 웨이화구펀 지분을 대량 매입한 것이다.
이번 내부정보 유출 사건으로 각종 비즈니스와 이익관계가 오가고 있는 ‘청쿵방(長江邦)’이라는 CKGSB 의 파워 인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중국 리차이저우바오(理財周報)가 16일 보도했다.
CKGSB는 중화권 최대 갑부인 홍콩 청쿵(長江)실업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2002년 11월 베이징에 설립한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설립 10년 만에 중국 정부와 유럽연합(EU)가 공동 설립한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과 맞서는 중국 명문 MBA 스쿨로 성장했다.
현재 7000여명의 중국 정ㆍ재계나 학술계 유수한 인사들이 대부분 CKGSB 졸업생으로 총 36개 ‘청쿵’ 교우회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중 기업에 재직 중인 중간급 이상의 고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EMBA 과정의 경우 2012년 5월까지 총 20기 과정을 진행해 4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의 76%는 기업 부총재 이상의 핵심 임원진, 장관급 관료, 500대 기업 회장, 국유기업 회장, 유명 벤처회사 CEO 등이다.
신문은 중국 본토 A주 증시 상장사 중 90여곳의 임원진이 모두 청쿵방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회장 혹은 CEO급 인물이라고도 전했다. 중국 재계를 아우르는 기업인들 대부분이‘청쿵방’인 셈이다.
이번 간저우희토 우회상장과 관련한 내부정보 유출은 '빙산의 일각'이며 그 동안 청쿵방 사이에서는 각종 실질적인 이익관계가 오고가며 비즈니스를 도모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알리바바그룹이 인타이(銀泰), 푸싱(復星) 등 중국내 유통물류기업과 함께 차이냐오(菜鳥) 물류회사를 세운 것도 청쿵방 인맥이 작용한 것이다. 마윈(馬云) 알리바바 회장, 선궈쥔(瀋國軍) 인타이 투자회장,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 모두 CEIBS 졸업생인 것.
또한 최근 푸싱그룹의 펀중(分衆)미디어 위위안상청(豫園商城) 투자 건, 중국계 투자회사인 IDG벤처캐피털의 시트립닷컴, 한팅(漢庭)호텔 투자 건 역시 마찬가지로 청쿵방 출신끼리의 공동 협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신문은 전했다.
CKGSB 교수진도 청쿵방 인맥에 힘입어 각종 상장사의 사외이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CKGSB 부원장이자 회계학 교수인 쉐윈쿠이(薛云奎)가 웨이화구펀, 메이터스방웨이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7~8명의 교수진이 각종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CKGSB EMBA 과정을 듣는 한 기업인은 “청쿵 EMBA 과정 입학은 시험성적 뿐만 아니라 배경이 더욱 중요하다”며 “특히 수강생의 ‘인맥’을 매우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CKGSB에서는 수강생끼리 더 많은 친목을 도모해 ‘관시(關系 인맥)’를 형성할 수 있는 활동이 많은 반면 경쟁학교인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에서는 학술활동을 더욱 중요시 여겨 입학이 어렵고 과제도 많은 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쿵방’ 인맥을 확보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각 경영대학원별 내년 EMBA 과정 1년 학비를 따져보면 CKGSB 학비가 71만8000위안(약 1억2000만원)으로 CEIBS의 58만8000위안, 칭화대 56만 위안, 푸단대 59만8000위안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 청쿵방 대표인맥 [출처=리차이저우바오]
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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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쭌징(李尊敬) (현)전인대상무위원회 판공청 비서
장쉐쥔(張學軍) (전)전 당중앙선전부 공청단 부부장
관청화(關成華) (전)베이징시 공청단 서기
루융정(盧雝政) (현)국가공무원국 부국장
마훙(馬弘) (현)상하이시 금융서비스판공실 부주임
쑨커치(孫可奇) (전)산둥성 판공실 부주임
추이수창(崔述强) (현)베이징시 판공실 부주임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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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청위(傅成玉) 시노펙 회장
정융강 鄭永剛) 샨샨(杉杉)그룹 회장
궈광창(郭廣昌) 푸싱(復星)그룹 회장
스위주(史玉柱) 쥐런(巨人)그룹 회장
마윈(馬云) 알리바바 회장
우야쥔(吳亞軍) 룽후(龍湖)부동산 회장
장난춘(江南春) 펀중(分衆)미디어 CEO
장란(張蘭) 차오장난(俏江南) 회장
리둥성(李東生) TCL그룹 회장
선궈쥔(瀋國軍) 인타이(銀泰)투자회장
문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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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중쥔(王中軍) 화이브라더스 회장
위둥(於冬) 바오리보나 총재
천루위(陳魯豫) 유명 아나운서
자오번산(趙本山) 유명 코미디언
장이바이(張一白) 영화감독
리야펑(李亞鵬)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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