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Run> 대·중기 상생, 윗목까지 온기를 전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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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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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지난해 국내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동반성장이었다.

새 정부 출범과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관심 때문이다. 실제로 동반성장은 내수 침체, 글로벌 금융시장 위축 같은 문제보다 최우선 해결과제로 급부상하며 경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업들 역시 동반성장지수에서 최상위 등급 획득을 내·외부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이로 인해 '안하무인'·'불통'으로 대변되던 대기업들 사이에서 동반성장 문화가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했고, 미국·유럽 등과 비슷한 유형의 동반성장 모델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협력사들과의 공조가 중요한 제조 및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동반성장 기조를 강화하고 이를 실천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 동반성장 한계점 드러나

동반성장의 한계점도 노출됐다.

중소기업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동반성장 지원 혜택이 1차 협력사 정도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반성장에서도 사각지대가 생겨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사각지대는 금융 및 조세 관련 혜택과 거리가 먼 2차 이하 3ㆍ4차 협력사에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영세성 극복과 경쟁력 지원이라는 동반성장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반성장이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다른 산업으로까지 외연이 확대되고 판로지원ㆍ해외진출 등 실천방안도 다양해진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작 동반성장이 절실한 업체들의 현실은 고려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뿌리기업 가운데 1차 협력사의 비중은 9.7%, 2차 협력사는 28.3%를 차지한다. 60%에 달하는 나머지 업체들은 3차 이하 협력사다.

대기업 또는 원청업체의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이 10곳 중 1곳에 불과한 1차 협력사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기업·산업은행 등과 공동으로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LG그룹도 4개 계열사가 2·3차 협력사 자금지원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대기업들의 모습일 뿐이다. 2ㆍ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확대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 혜택 못받는 협력업체 상실감 커

2ㆍ3차 협력사의 상실감 및 박탈감 확대도 문제다.

1차 협력사들은 대기업들로부터 현금결제ㆍ판매대금 조기지급ㆍ납품가 보장 등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3차 이하 업체들은 아무런 도움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동반성장이라는 정책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동반성장위원회는 올해 △수탁기업협의회를 동반성장 교류의 채널로 활용 △동반성장 투자재원 조성 확대 △2ㆍ3차 협력사까지 전자결제 시스템 도입 △공기업 대금지급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2·3차 협력사로 동반성장의 온기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2ㆍ3차 수탁기업협의회 업체를 지난해 98개에서 130개로 늘리고 하반기 내 전국수탁기업협의회(가칭)를 설립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교류 채널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협력업체 대상 출연 목표를 지난해 63개 기업 2015억원에서 90개 6180억원으로 늘리고, 2·3차 협력사의 어음할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전자결제 시스템도 실시한다.

또 2ㆍ3차 협력사로 지급하는 납품대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대금지급 모니터링 시스템'을 산업부와 공동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동반성장의 추진과 그 주체를 기업 자율에 맡기되, 동반성장의 스펙트럼 확대에 더욱 신경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라는 개념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은 건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대기업은 물론 협력업체들까지 골고루 성장하자는 취지의 동반성장이 또 다른 차별과 사각지대를 낳게 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대기업, 협력업체 간 해법찾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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