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왕산 따라 선조들이 소원 빌던 명소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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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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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새해를 맞아 소원을 빌어 볼 수 있는 지역 내의 명소들을 소개했다.

◆사직단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인왕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사직단이 눈에 띈다. 사극에서 자주 듣는 대사 중 하나인 “종묘사직을 생각하시옵소서”의 사직(社稷)이 이곳이다.

한양을 도성으로 정한 뒤에 고려의 풍습에 따라 경복궁을 기준으로 동쪽에 종묘를, 서쪽에 사직단을 만들었으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토지의 신인‘사(社)’와 곡식의 신‘직(稷)’을 모시고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 풍년을 기원하는 기곡제 등을 지내며 농업의 번성을 하늘에 빌었던 곳이기도 하다.

남향으로 지어진 보통의 건물들과 사직단은 북쪽을 향하고 있다. 사직단이‘음(陰)’의 공간이 되어‘양(陽)’의 기운인 하늘의 기운을 모으기 위해서다.

다른 제단에서는 볼 수 없는 양의 기운을 모으는 돌신주(石柱)가 있다. 돌신주는 하늘과 땅을 잇는 매개체로 천기를 받아 땅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직단[자료제공=종로구]



◆선(禪)바위

사직단을 거쳐 인왕산을 오르면 선바위가 있다. 서울한양도성과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바위의 모습이 스님이 장삼을 입고 참선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선바위로 불리게 됐다.

지금도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예부터 아이를 갖기 원하는 부인들이 많이 찾아 기자암(祈子岩)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바위 주변의 해골바위와 마애불 역시 볼거리다. 선바위는 인왕사를 거쳐 올라 갈 수 있다. 가파른 암벽길을 따라 세워진 탓에 인왕사의 법당들이 작은 집처럼 흩어져 있어 하나의 절이 마치 산 속의 작은 마을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선바위로 오르는 길 끝자락에는 국사당이 있다. 나라의 제를 지내던 곳으로 다양한 무속 신들을 모시고 있다. 남산에 있던 것을 일제 강점기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비단 바탕에 색을 입힌 21점의 무녀도와 무녀의 영혼의 상징인 명두(明斗) 7점은 국사당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봐야하는 대표적인 신물(神物)이다.

피리를 불며 줄을 타고 있는 창부씨, 칼을 짚고 앉아있는 별상님, 산신, 최영 장군, 삼불제석, 칠성님, 용왕대신, 무학대사, 조선 태조를 그린 아태조 등 여러 점의 무녀도가 걸려있다. 또한 그림들 위에 걸려 있는 명두는 고대의 청동거울을 연상시키는 무녀의 증표이다.

지금도 국사당에서는 내림굿, 치병굿, 재수굿 등이 종종 행해지고 있으며, 우리의 토테미즘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선바위[자료제공=종로구]



◆병든 인왕산 흰호랑이를 고쳐준 약수

인왕산 자락의 숨겨진 명소인 백호정(白虎亭)은 조선시대 무인들의 활터로 한석봉의 뒤를 잇는 조선시대 명필 엄한명이 바위에 각자를 새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인왕산에 살던 병든 흰호랑이가 활터 옆 작은 샘에서 물을 마시고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호랑이가 마셨던 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생기면서부터다.

이곳은 한때 전국에서 약수통을 들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붐비기도 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약수를 마실 수 없지만 무인들이 활을 연마하고, 호랑이의 병도 낫게 했던 백호정의 기운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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