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금융한류' 바람 불까?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은행들이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해외진출을 꼽은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라 동남아국가 중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로 평가 받는 곳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다음 달 중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을 출범한다. 인도네시아 금융 관련 법상 한 금융지주가 2개의 은행 자회사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법인 명칭은 ‘PT Bank KEB Hana’로 정해졌다.

우리은행도 최근 인도네시아의 사우다라은행 지분 33%를 인수하도록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2년 여간 꼬박 공을 들인 결과다.

우리은행은 1992년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을 세워 현지에 진출했다. 꾸준히 영업점을 늘렸지만 점포수는 7개에 불과했다. 인수합병(M&A) 없이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영업망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사우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에 110여개 점포를 보유한 30위권 은행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및 반둥지역을 기반으로 약 110개의 점포를 활용해 개인고객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지분 인수로 사우다라은행의 2대 주주가 되며, BWI와 사우다라은행의 합병을 거쳐 1대 주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은행산업의 순이자마진(NIM)이 6%에 달하는 곳으로 대다수 국내 은행들이 주요 해외진출지로 꼽는 곳이다. 그러나 현지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에 대해 다소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 지점 인가나 현지은행 인수 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신한은행 역시 현지 메트로익스프레스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현지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지당국의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했지만 (신한의) 신규 진출이 모태가 되서 영업 볼륨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 중”이라며 “우리 당국도 도와주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하순께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2~3개의 아시아 신흥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서 신 위원장은 현지 금융당국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의 현지화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초청연수도 진행했다. 연수는 양국의 금융 분야에 대한 이해 제고를 위한 면담 및 세미나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의 은행산업에 대한 설명 및 시중 은행 소개 등을 통해 현지진출에 호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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