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핵 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슨과 로버트 노리스 박사는 ‘핵과학자회보’ 최신호에 공동 게재한 ‘2014 미국 핵전력’(US nuclear forces, 2014) 보고서에서 “미군이 ‘트라이던트II 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전략 잠수함 14척을 이용해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핵억지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정찰 작전의 60% 이상은 태평양에서 이뤄진다. 이는 중국과 북한, 동러시아를 상대로 한 핵전쟁 계획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이들 잠수함은 한 척당 한 해 평균 2.5 차례의 정찰 작전에 투입된다”며 “회당 작전 일수는 평균 70일 수준이지만 일부 작전은 100일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실전용으로 분류된 12척의 잠수함들 중 항상 최소 8∼9척은 작전 해역에 배치돼 있는 상태”라며 “이들 가운데 4∼5척은 전략전 계획에 따라 특정 목표물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해역에서 ‘초비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등이 핵 도발을 하면 언제든지 인근 해역에 배치된 잠수함에서 첨단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해 즉각 반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최근 들어 미군 핵전략 잠수함의 핵억지 정찰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러시아와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New Start) 합의로 잠수함 전력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 한해 64 차례였던 잠수함의 핵억지 정찰 활동은 최근 28회로 줄었다.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뉴스타트에 따라 핵전략 잠수함 발사관, 핵폭격기 보유대수 등을 줄이고 있지만 동시에 모든 핵무기 시스템에 대한 개량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업그레이드 계획은 30년간 진행되고 첫 10년간만 20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핵전력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현재 배치된 오하이오급 잠수함보다 2000t 가량 크지만 미사일 발사대는 줄이는 새로운 설계의 잠수함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이 실전 배치하고 있는 핵탄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152기, 미니트맨Ⅲ 등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470기 등을 포함해 모두 2120여기다.
또한 현장에 배치되지 않은 채 보관 중인 핵탄두도 2530기나 돼 총 보유기수는 4650기, 해체될 ‘퇴역 핵탄두’ 2700여기까지 합치면 재고량은 약 7400기 정도로 추정된다.
핵과학자회보는 미국의 핵 전문학술지다. 인류가 핵으로 멸망할 가능성을 나타내는 ‘운명의 날 시계’를 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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