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작은 고추가 더 맵다."
몸집이 작은 사람이 큰 사람보다 재주가 뛰어나고 야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이다. 이번에 시승한 폭스바겐 폴로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운전의 재미를 강조한 주행성능에 우수한 경제성을 지닌 폴로는 1975년 1세대 출시 이후 현행 5세대까지 38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16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소형 해치백의 정석'으로 불리고 있다.
폴로는 지난해 4월 국내에 처음 출시되며 수입 소형차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과거 국내 수입차 시장에 다양한 2000만원대 수입 소형차가 소개됐지만,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그러나 폴로는 달랐다. 폴로는 지난해 9개월 동안 1406대가 팔리며 수입 소형차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팔린 2000만원대 수입차 5604대 가운데 폴로는 2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4대 중 1대는 폴로였던 셈이다.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시승차인 폴로 1.6 TDI R-라인는 붉은 오렌지 빛깔의 외관 색상이 인상적이다. 작은 차체지만 주로 직선을 사용해 간결함의 미학을 강조했다. 특히 폭스바겐의 고성능 모델에 적용되는 R-라인 스포츠 범퍼와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 스포일러, 16인치 휠 등을 적용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미했다.
실내는 언뜻 보기에 경차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앉아보니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직관적인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손에 잘 감기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직물 시트는 장시간 운전에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짧은 전장 탓에 뒷좌석 공간은 다소 좁지만, 단거리 주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시동을 걸어보면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있으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속도를 높이면 이내 조용해진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힘을 발휘하는 1.6ℓ TDI 디젤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조합했다.
작고 가벼운 차체와 1500~2500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토크 덕분에 가속력은 부족함이 없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재빠르게 뛰쳐나간다. 7단 DSG 변속기도 민첩하게 반응하며 부드럽게 변속을 진행한다.
무엇보다 만족도가 큰 점은 소형차 특유의 날렵한 몸놀림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 흔들림 없이 정확히 움직여 운전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다만 고속에서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올라와 차급의 한계가 느껴진다.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사진=폭스바겐코리아]
뛰어난 연비도 이 차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18.3km이며, 고속도로 연비는 무려 21.3km에 달한다. 이번 시승에서 연비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총 500km 정도를 주행한 뒤 연료가 3분의 1가량 남았다. 연료탱크 용량이 45ℓ인 점을 감안하면 ℓ당 16km 이상을 주행한 셈이다.
가격은 2490만원으로 국내에 판매되는 독일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충실한 기본기에 착한 가격, 연료 효율성을 모두 갖춘 폴로. 20대를 위한 입문용 수입 소형차로써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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