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ㆍ장기영 기자 = 3개 카드사가 일으킨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의 불똥이 LI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NH농협은행 카드사업본부) 각각의 모회사인 KB금융지주, 롯데그룹, NH농협금융지주는 LIG손보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조회공시를 통해 LIG손보 인수 검토 의사를 공식화했으며, KB금융은 구체적으로 추진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검토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현재 롯데그룹과 농협금융은 각각 중소형 손보사인 롯데손보, 농협손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KB금융은 소형 생명보험사인 KB생명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들 회사 모두 계열 카드사가 정보유출 사고에 연루되면서 인수전 참여에 적신호가 켜졌다.
1억건이 넘는 대량의 고객정보가 유출됨에 따라 당분간 사태 수습에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LIG손보가 이르면 내달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적 여력이 부족하다.
이번 사태로 대주주 변경 승인 권한을 쥔 금융위원회의 눈 밖에 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비자금 사건, 국민주택기금채권 위조 및 횡령 사건에 이어 올해 국민카드의 정보유출 사태까지 터지면서 집행임원 10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대혼란에 빠져 LIG손보와 같은 대형 물건 인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에 대한 불신이 커져 그룹 내부 인사들의 적잖은 반대가 예상된다.
LIG손보 입장에서는 해당 회사들이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의 여파로 모두 인수전에서 빠질 경우 매각 흥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다수의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인수 검토와 인수 참여는 엄연히 다른 만큼 실제 입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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