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영 전남지사가 26일 전남 여수 경도 골프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다.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해남 오리농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입돼 살처분을 하는 등 비상시국에 박준영 전남지사가 도산하 출현 기관장들과 골프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고병원성 AI가 창궐 당시 전남지역에서만 32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한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 공무원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비상근무를 하는데도 나 홀로 골프 외유를 한 것이다.
박 지사는 26일 오전 8시30분부터 4시간가량 여수시 경호동 경도골프&리조트에서 이건철 전남발전연구원장 등 3명을 대동하고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지사는 앞서 25일에도 같은 일행들과 라운딩을 한 뒤 이 리조트에서 숙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모임이 있던 25일과 26일은 해남의 한 종오리농장에서 AI 유입이 확인돼 확산방지를 위해 사육중인 닭과 오리 30만2400마리에 대해 살처분 작업을 벌였다.
특히 AI차단 방역을 강화하라는 '전남도지사 특별지시 3호'가 내려져 해당지역 공무원들은 휴일을 반납한 채 24시간 비상근무를 하던 상황이었다.
이날 골프 회동에 대해 박 지사는 "전남도에서 투자한 경도골프장의 회원을 늘리기 위한 홍보차원에서 골프를 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지사의 부적절한 발언도 논란이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5일 나주와 해남을 방문, AI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협조체계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 지사는 "내가 (AI 방역 현장을) 돌아다녀보면, 나는 그건 쇼라고 봐. 이벤트성으로 한번 가보고 하는 건데, 3년 전에 (AI가 전남지역에)왔을 때 현장에 가봤지만 방해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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