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설) 명물인 폭죽놀이를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30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부는 전날 언론과 관계기관에 보낸 통보문을 통해 "폭죽이 터지면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질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해 올해 춘제 연휴 기간(1월 31일~2월 6일) 범국민적으로 폭죽놀이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환경보호부는 춘제 연휴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 확산에 불리한 기상조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데 동참하자고 강조했다.
폭죽놀이는 중국인들이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뜻에서 새해를 맞으며 즐기는 최대 전통 풍속의 하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도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폭죽놀이 금지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스모그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는 지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상하이(上海), 창춘(長春) 등 대도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0%가 넘는 시민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춘제에 폭죽을 터뜨리는 풍속을 버리자는 주장에 찬성했다. 중국 언론은 환경전문가들을 인용해 춘제 연휴처럼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폭죽을 터뜨려 발생한 대기오염은 일반적인 공업 오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오염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폭죽이 터지면서 나오는 아연, 납, 철 등의 오염물질은 작은 입자로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 인체에 더 유해하다며 대체용품으로 '전자폭죽'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화약을 폭발시키는 전통폭죽과 달리 전기를 이용해 비슷한 소리와 빛을 내는 전자폭죽은 가격이 100 위안(약 1만7500원)이 넘어 전통폭죽보다 비싸지만 반복해서 쓸 수 있고 화재 위험도 없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에서는 최근 1주일간 전자폭죽 검색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고 전자폭죽의 이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20%가 늘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