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내걸고 있는 강력한 부패 척결 드라이브 여파에 올해 설연휴 중국 관료 자녀들의 새뱃돈 액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중국 베이징완바오(北京晩報) 등 중국 현지 매체가 2일 보도했다.
올해 9세가 되는 잉잉(瑩瑩)은 지난 1월 1일 새해에도 훙바오(紅包 새뱃돈 봉투)를 받지 못했는데 이번 춘제(春節) 연휴에도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친척 외에 주변에서 애초에 적은 액수의 새뱃돈을 주는 데다가 공무원 신분인 아버지가 거액의 새뱃돈을 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올해 고2인 샤오융(小勇)도 아버지가 관료인 게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예전에 곳곳에서 수 천 위안이 넘는 새뱃돈을 받아왔던 샤오융은 그 동안 일부를 부모님께 자진 상납한 것 외에 상당한 액수를 ‘비자금’으로 남겨뒀지만 올해엔 그것마저도 허용되지 않은 것이다.
부친이 장쑤성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올해 18세 리청(李成)도 올해 한 지인으로부터 받은 3000위안(약 53만원)이 담긴 훙바오를 다시 그 지인의 자녀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이 같은 새뱃돈 단속으로 올해 관료 자녀들 사이에서는 부모가 관료여서 받지 못한 새뱃돈을 부모가 보상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심지어 새뱃돈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녀간 언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료 부모들이 자녀들의 새뱃돈을 단속하고 있는 것은 그 동안 일부 지인들이 관료에게 직접 설 선물을 주기 보다는 그 자녀에게 거액의 새뱃돈을 보내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베이징 시민 1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뱃돈 봉투에 200위안을 넘는 경우가 36.2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위안이 31.37%, 300위안이 15.69%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는 세뱃돈을 ‘야수이첸(壓歲錢)’이라 하여 덕담을 적은 빨간 봉투에 담아서 준다. '야(壓)'는 '억누르다', '수이(歲)'는 '나이'를 뜻하는 말로 '악귀'을 뜻하는 '수이(祟)’와도 발음이 같아 중국에서 세뱃돈은 '재앙을 물리치는 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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