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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의 머니마니>한국형 헤지펀드와 롱숏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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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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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헤지펀드라면 조세회피지역에 회사를 만들고 공매도를 일삼는 투기세력을 떠올리기 쉽다. 시장교란행위를 서슴지 않고 단기에 고수익을 올리는데 혈안이 된 투기세력도 있지만, 시장의 룰을 지키며 리스크를 줄여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는 헤지펀드도 있다.

주식형펀드는 보유자산이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이지만 헤지펀드는 보유자산 하락시에도 수익이 나도록 포지션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매도 전략은 시장의 공포와 과열을 진정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시장에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필요하다. 매도자가 없으면 주가가 하늘로 치솟고 매수자가 없으면 주가가 끝없이 폭락한다. 시장에 호재가 넘쳐 매도자가 사라지고 버블이 생기면 공매도자는 시장에 진입해 매도자가 돼 과열을 식혀준다.

반면 악재로 매수자가 실종돼 주가가 추락할 때 공매도자는 포지션 청산을 위해 매수자가 된다. 공매도는 상당히 현명한 투자전략인 것이다.

2011년 12월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한지 2년이 됐다. 설정액도 2조원을 넘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개인의 투자금은 5억원 이상으로 제한돼 대중적이지는 못하다. 그렇다보니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중 롱숏전략만 구사할 수 있는 공모형 롱숏펀드와 ELB로 돈이 몰린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은행예금의 2~3배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변동성도 크지 않은 롱숏펀드가 투자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사모형 헤지펀드를 청산하고 공모형 롱숏펀드를 준비하는 운용사도 늘고 있다.

투자전략이 같은데 굳이 투자금을 5억원 이상으로 제한하는 헤지펀드보다 제한이 없는 공모형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어서다.

롱숏펀드가 인기를 끌다 보니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내 주식만으로 롱숏플레이를 하기에는 참여자가 너무 많다. 삼성전자를 사고 애플을 팔거나, 현대차를 사고 도요타를 파는 글로벌 플레이가 가능해야 한다.

해외 경험이 많은 전문운용역이 많지 않다보니 벌써부터 스카우트 경쟁으로 펀드매니져가 교체되고 있다. 헤지펀드처럼 차이니스 월이 적용되지 않아 자사펀드가 보유고 있다는 이유로 공매도를 주저 할 수도 있다.

헤지펀드의 참여자격 제한에서 나온 롱숏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전에 헤지펀드의 참여 제한을 없애는 게 펀드투자자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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