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오너 일가, 배당금 63억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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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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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LIG손해보험 본사.[사진제공=LIG손해보험]


아주경제 장슬기ㆍ장기영 기자 = LIG그룹 오너 일가가 받게 될 LIG손해보험 주식 배당금 63억여원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한 LIG손보 주식 전량을 매각키로 한 만큼 배당금은 투자 원금 보상을 위해 융통한 자금을 충당하거나, 피해자들의 정신적으로 피해를 추가로 보상하는데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LIG손보 최대주주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부계 및 모계 1~4촌 또는 처가 보유한 주식은 1257만4500주로 배당금 지급 예정액은 총 62억8725만원이다.

LIG손보는 내달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이 같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금이 가장 많은 주주는 406만6570주를 보유한 구 부회장으로 20억3328만원에 달한다.

구 부회장과 함께 LIG건설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14만5990주)은 7299만원을 받는다.

징역 4년형을 받은 형 구 부회장 보다 1년 낮은 징역 3년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215만9230주)의 배당금은 10억7961만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들 부자를 비롯한 LIG그룹 오너 일가의 배당금이 CP 투자자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빌린 자금을 갚는데 쓰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룹의 실질적인 모태이자 핵심 자회사인 LIG손보를 내다 팔기로 한 마당에 배당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명분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LIG그룹은 지난 1월 CP 투자 피해자 700여명의 투자 원금 약 2100억원을 모두 변제했다”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창구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 발생 이후 주목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억건이 넘는 고객정보를 유출시킨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NH농협은행 카드사업본부) 등 3개 카드사는 현재 피해자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LIG그룹은 CP 투자 피해자들의 투자 원금 보상에 상당 금액을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배당금이 차입금 상환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의 정당한 권리로 배당 자체를 막거나 용처를 제한할 수는 없다”며 “아직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아 어느 정도 금액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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