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적자ㆍ감원에도 S&C와 또 '300억' 내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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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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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한화투자증권이 2년 연속 적자로 대규모 감원에 나섰으나 총수 2세 소유인 정보기술(IT)업체 한화S&C에 대해서는 해마다 300억원 이상을 IT 용역 명목으로 몰아주고 있다.

실적악화를 이유로 동고동락해 온 직원을 내보내면서도 내부거래로 업계 최대 비용을 쓰고 있어 구조조정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화투자증권이 한화S&C에 IT 용역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2013년 1~9월 209억원, 10~12월 129억원을 합해 총 338억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1~9월치는 이미 감사 및 검토를 마친 것이며, 10~12월치는 한화투자증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내부거래 예상액으로 대신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2년에도 총 342억원을 한화S&C에 IT 일감을 주는 데 썼다.

2011년만 해도 160억원 남짓에 머물렀던 관련비용이 이듬해부터 약 2배로 늘어나 해마다 300억원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한화투자증권보다 업계 순위가 높은 경쟁사에서도 찾기 어렵다.

이 회사가 자본총계 순위로 10위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9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나대투증권은 2012회계연도 전산운용비로 한화투자증권 대비 3분의 1 수준인 112억원을 썼다.

8위 대신증권이나 7위 미래에셋증권도 마찬가지다.

경쟁사보다 IT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진 대신증권은 같은 시기 전산운용비가 200억원 남짓에 머물렀다. 미래에셋증권이 쓴 전산운용비는 160억원도 안 됐다.

한화투자증권이 IT 일감을 주고 있는 한화S&C 최대주주는 한화그룹 총수 2세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수 측 회사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이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IT 부문에 쓰고 있는 반면 이 회사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는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회계연도 영업손실 및 순손실이 각각 606억원, 637억원에 이르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250명 감원, 20% 급여삭감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수 측이 용인하지 않는다면 전문경영인인 계열 증권사 대표가 적자를 무릅쓴 채 언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IT 부문에 거액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 우선순위도 외부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장치산업인 금융사 속성상 인력이 핵심인데 직원을 수백명씩 감원하면서 총수 2세에 줄 일감은 줄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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