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의 합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해 말 약속한 대규모 경제 지원 철회 가능성도 시사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올리비에 바일리 EU 대변인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장이 스스로에게 맡겨진 직무를 수행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절차를 존중한다”며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축출에 대한 우크라이나 의회의 결의는 민주적이고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것을 취소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주요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거국 정부 구성 △개헌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 실시 △경제회생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올리비에 바일리 대변인은 “EU는 국제통화기금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EU는 국제사회와 혼란과 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장ㆍ단기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지만 그 같은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경제 개혁 추진과 연계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 렌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적인 가치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명확한 유럽의 비전을 제공해야 한다”며 “EU는 우크라이나에 6억1000만 유로를 즉각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대화할 상대가 없고 정부가 없다. 지금 기능하고 있는 국가기관들의 합법성은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며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든 채 키예프를 박살내고 있는 사람들을 정부라고 인정하면 러시아는 그러한 정부와 협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의 합법성을 인정한 올리비에 바일리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그들이 어떤 헌법 조항이나 법전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반란의 결과를 합법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정신착란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야누코비치 대통령 간의 가스 공급가 할인 합의는 정해진 기한이 있고 이 기한이 끝나고 난 후 우크라이나 기업 및 정부 대표들과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가를 기존보다 3분의 2로 인하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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