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총수일가도 '일감 몰아주기' 재벌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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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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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함태호 오뚜기그룹 명예회장(84) 일가가 상당수 국내 대기업집단 총수처럼 비상장사에 출자한 뒤 상장사인 주력 계열사가 일감을 몰아주는 식으로 사재를 늘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함 명예회장 및 장남인 함영준 회장(55)이 각각 10.93%와 24.70%씩 총 35.63%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오뚜기라면은 2013년 상장법인인 오뚜기를 비롯한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총 4581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이는 같은 해 오뚜기라면 전체 매출 4602억원 가운데 99.55%에 해당하는 액수다. 오뚜기라면이 2013년 결산배당으로 함 명예회장을 비롯한 주주에게 준 돈은 모두 17억7500만원으로 이 회사 순이익 97억1900만원 대비 18%를 넘어선다.

함 명예회장 일가는 오뚜기라면뿐 아니라 역시 비상장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와 오뚜기제유, 상미식품, 애드리치, 풍림푸드에도 출자해 같은 방법으로 소득을 얻고 있다.

함 회장이 17%에 가까운 지분을 가진 오뚜기물류서비스는 2013년 오뚜기를 비롯한 11개 계열사를 통해 664억9700만원 상당 매출을 올렸다. 이는 같은 해 총매출에서 71.38%를 차지하는 액수다. 오뚜기물류서비스는 2013년 순이익 39억7400만원 가운데 19% 이상인 7억5900만원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함 회장이 26.52% 지분을 보유한 오뚜기제유도 작년 오뚜기를 비롯한 10개 계열사를 상대로 올린 매출이 423억원에 이르렀다. 전년 361억원 대비 1년 만에 18% 넘게 늘었다. 오뚜기제유는 2013년 결산배당을 통해 순이익 대비 15%에 맞먹는 15억원을 주주에게 줬다.

함 명예회장 동생인 함창호 상미식품 회장(76) 및 함 회장은 상미식품 지분도 각각 46.40%와 11.80%씩 가지고 있다. 상미식품이 2013년 오뚜기를 포함한 2개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은 622억원에 달했다. 전년 1억원도 안 됐던 내부거래 매출이 1년 만에 11만7000% 넘게 늘었다.

함 회장 및 장남 윤식 씨(23), 장녀 연지 씨(22)는 계열사 광고를 대행해주는 애드리치 지분도 각각 33.33%와 16.67%, 16.67%씩 총 66.67% 보유하고 있다. 풍림푸드 또한 함 명예회장 일가가 가진 지분이 46%에 이른다.

지배회사 격인 오뚜기는 2013년 9월 말 기준 자산총계가 1조원 남짓으로 집계됐다. 오뚜기그룹은 국내 계열사 자산 합계가 5조원 이상일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에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뚜기 주주를 보면 함 명예회장(17.46%)이 아직 함 회장(15.38%)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며 "부자 간 지분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내부거래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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