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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 무제.2013.유화.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뭉개진듯 흐릿한 형상. 슥슥 지나간 붓질엔 거친 바람이 숨쉰다.
서울 동빙고동 스페이스 비엠(대표 벨라정ㆍ이승민)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 임주연의 6회 개인전 작품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마음줄을 움직인다.
전시 타이틀은 '닿은 풍경'(Felt Site). 붓맛이 살아있는 화폭은 찰나적인 기록의 풍경이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작품은 볼수록 형상이 드러난다. 한쪽 손으로 셔츠를 풀거나, 아래서 위로 옷을 벗어제치는 행위가 두드러진다.
대학시절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벗어던진 청바지 더미(Jeanㆍ2003)를 화폭에 그린 이후 '벗는 모습'을 담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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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 작가/사진=박현주기자
스스로 모델이 되어 탈의의 순간을 카메라로 찍고 다시 회화로 옮기던 작가는 이후 '행위 자체'보다는 행위를 통해서 나타나는 우연성에 주목하게 되면서 시선이 확장됐다.
"단순한 대상인 옷에서 '탈의'장면에 집중한 장면을 담아낸 건, 결국 사람과 사람, 나와 관객 사이의 관계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기도 하죠."
작가의 '셀카'로 재생된 화폭은 '구경꾼'에 머무르지 말라는 메타포로서 감정을 전이 시킨다. 뚝뚝, 흘러내리는 물감자국도 느낌있다. 전시는 31일까지.(02)797-3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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