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2011년 주민 시위 이후 왕양(汪洋, 당시 광둥성 서기) 부총리의 '민주주의 실험'으로 주목받아온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주민 투표로 선출된 마을 지도자들이 뇌물 수수 혐의로 잇따라 체포됐다.
우칸촌을 관할하는 루펑(陸豊)현 당국은 2011년 시위를 주도했고 이후 촌민위원회 부주임으로 선출됐던 훙루이차오(洪銳潮)가 지난 18일 뇌물 수수 혐의로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훙 부주임과 함께 시위를 주도한 뒤 역시 부주임으로 뽑혔던 양써마오(楊色茂)도 지난 13일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31일 예정된 새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당국이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이들 두 사람을 체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 부주임은 "지방 당국이 선거(준비에) 간섭하려는 것 같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인구 2만 명의 작은 어촌인 우칸촌의 주민들은 2011년 9월 촌 위원회와 공산당이 마을 토지를 개발업자에게 몰래 헐값에 넘겼다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4개월간 계속된 시위에 당국은 굴복했고 우칸촌은 이듬해 2월 유권자 80% 이상이 참여한 직접 선거를 통해 촌민위원회 위원들을 선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식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토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마을 주민 간 이해 충돌이 계속되면서 우칸촌의 '민주주의 실험'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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