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최다판매 펀드 절반이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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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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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4대 시중은행이 2013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판매한 펀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손실을 내고 있다.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 가운데에서도 절반은 시중은행에서 계열사 상품을 팔아준 사례에 해당돼 끼워팔기 또는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이 2013년 상반기 각각 가장 많이 판매한 상위 10개 펀드를 합친 총 40개 펀드 가운데 약 58%에 해당하는 23개 펀드는 26일 기준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중은행 측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고수익은커녕 원금마저 까먹고 있는 것이다.

은행별로 계열사 펀드 수익률을 보면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이 모두 손실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2013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판 10개 펀드 가운데 8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상품만 4개에 이른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우리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형]C1'는 최근 1년 새 7%대 손실을 냈다. 나머지 3개도 마찬가지로 3% 내외 손실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7개 펀드 가운데 2개가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내놓은 상품으로 최근 1년 만에 2~3%대 손실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5개 펀드 가운데 계열사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가 2개로 최대 6%대 손실을 내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2013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판 펀드 10개 가운데 7개가 현재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이 발생한 펀드 가운데 5개는 계열사인 KB자산운용에서 내놨다.

국민은행을 뺀 나머지 대형 시중은행 모두가 계열사 상품을 끼워팔다가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

A시중은행 지점에서 일하는 B씨는 "펀드를 찾는 고객에게 통상 5~10개 상품을 소개한다"며 "하지만 판촉 캠페인 때에는 주로 계열사 상품 위주로 권하게 된다"고 말했다.

B씨는 "캠페인 기간에 계열사 상품을 팔면 외부 펀드를 팔 때보다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체 신규 판매 펀드 가운데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2013년 하반기 국민은행으로 44.17%에 달했다.

2ㆍ3위는 각각 신한은행(34.73%), 기업은행(32.94%)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2013년 4월 전체 신규 판매 펀드 가운데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추천펀드를 선정할 때에는 정량적ㆍ정성적 평가를 각각 60%와 40% 비중으로 실시한다"며 "정성적 평가에는 신한금융그룹 전반적인 전략도 반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으로 펀드에 가입해도 창구에서 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 대형 시중은행 홈페이지에 나오는 추천 펀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계열사 상품이다.

국내 펀드 판매 비중을 보면 은행이 현재 약 56%, 증권사 38%, 기타는 6%를 차지하고 있다.

C증권 상품기획 담당자는 "추천 펀드를 고를 때에는 운용 성과와 위험성을 50% 반영하고, 나머지 50%도 운용철학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본다"며 "증권사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절차로 추천 상품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무조건 계열사 상품을 추천하는 은행 직원 얘기만 듣기보다는 직접 상품을 고르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처럼 장세가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는 여기에 맞춰 펀드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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