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폐지 벽산건설, ‘블루밍’의 신화 사라지다

도급순위 15위 전성기 뒤로, 사실상 파산 절차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쳤던 벽산건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1일 벽산건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벽산건설은 상장폐지 및 파산이 사실상 확정됐다.

벽산건설은 1958년 11월 한국 스레트 공업주식회사로 시작해 1967년 건설부문 토목·건축 면허를 취득하면서 본격 건설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1972년에는 건설 사업부문을 한국건업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국건업은 1991년 벽산건설 주식회사로 변경 후 국내외 다양한 공사를 수주하며 사업 확장에 나겄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가 2002년 졸업하기도 했다.

이후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을 론칭하고 종합건설업체로서 본격 도약하면서 2003년에는 국내 도급순위가 15위까지 오르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2010년 두 번째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수주 부진과 유동성 부족으로 2012년 6월 법정관리(기업개선작업) 신청을 결정했다.

이후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속 추진했지만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법원은 회생절차 종료 판결 15일 후 벽산건설에 공식 파산선고를 내리고 파산관제인을 파견해 채무관계에 따라 벽산건설의 자산매각에 따른 이득을 분배할 전망이다. 현재 벽산건설 직원은 정규직 190명, 비정규직 300명 가량으로 파산 후에는 최소 인원만 계약직으로 남게 된다.

벽산건설이 파산하게 되면 베트남 호찌민시 주택사업과 국내 부산·마산 등 아파트 건설공사 등 20여곳에서 공사 현장 피해가 우려된다. 공사 계속 진행 여부는 파산관제인 판단에 따라 결정되지만 대부분 사업장이 공사 마무리 단계여서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지난해 인수합병 추진 후 벽산건설 주식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