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주와 배당금을 나누는 상장사가 순이익 20% 미만을 배당하는 가운데 대기업집단 총수 측으로 돈이 가는 비상장사는 현저하게 높은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보이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SK그룹 비상장 도시가스업체 SK E&S는 2013년 배당금이 총 4490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순이익(4268억7118만원)보다 많은 액수를 배당하면서 배당성향은 100%를 넘어선 105.19%에 달했다.
SK E&S는 201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22% 줄어든 반면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이에 비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배당성향은 2013년 평균 각각 14.01%, 18.35%를 기록해 모두 20%를 밑돌았다.
SK E&S가 주는 배당금은 외부에는 한푼도 돌아가지 않는다. 이 회사 지분은 SK와 SK C&C가 각각 94%와 6%씩 나눠 가지고 있다. SK C&C 최대주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GS건설 어닝쇼크로 적자로 돌아선 GS그룹도 마찬가지다.
비상장 정유업체 GS칼텍스는 2013년 순이익이 3736억6700만원으로 전년(7314억2400만원) 대비 반토막이 난 데 비해 배당금 총액은 같은 기간 2936억원에서 3499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배당성향도 40.14%에서 93.64%로 뛰었다.
GS칼텍스 최대주주도 50%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 GS에너지다. GS에너지는 2013년 배당금 총액이 747억50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1662억400만원) 대비 45%에 달했다.
GS그룹은 8개 상장사 실적을 단순합산하면 2012년은 4499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이듬해에는 4086억원 순손실이 났다.
재벌 총수 일가가 직접 최대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도 배당성향이 높았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업체 이노션은 2013년 순이익이 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 배당금을 1년 전과 같은 72억원으로 유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맏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및 맏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이노션 지분을 각각 40%씩 총 80%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비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산총계가 100억원 미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런 업체 배당금은 아예 공개되지 않아 제도를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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