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정책통인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2일 베이징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중국에는 IT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의 미래와 한·중의 역할(경제와 산업중심)’이라는 주제로 행해진 안 부회장의 강연에는 중국 대학생과 산업정책관련 공무원, 중국주재 한국기업 CEO 등 230여명이 참석했다.
안 부회장은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노동 및 자본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전형적인 요소투입형 양적 성장을 통해 세계경제의 거인(경제규모 2위, 무역 1위, R&D 투자액 2위)으로 등극했다"며 “이같은 규모를 바탕으로 막대한 R&D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IT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의 기술과 창의력은 세계수준으로 성장했으며, 레노보나 화웨이, ZTE, 샤오미 등 하드웨어 업체들 역시 세계무대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어 안 부회장은 중국이 중진국함정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성장 시기에 누적된 도-농간의 소득격차, 극심한 환경오염, 각종 비효율과 부실 등의 위험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양적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과 ‘투자·수출위주에서 투자·소비의 조화로운 성장’ 과정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고통은 성장통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안부회장은 “한국은 개도국으로서 ‘중진국 함정’을 탈출한 거의 유일한 국가로 제조업 업그레이드, R&D 확대, 생산성 혁신 및 산업자주화 등 분야에서 누적된 한국의 경험은 중국에게 유의미한 표본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서비스 산업 발전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와 질적 고도화를 위한 차원에서 양국간에는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많다”며 양국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안 부회장은 “현재 세계경제는 3대 지역경제권별 통합이 동시에 진전되고 그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 간 협력과 통합이 중요하나 3대 경제권중 그 협력과 통합의 정도가 가장 약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지경부 기획조정실자과 제1차관을 지낸후 2011년부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안 부회장은 이날 강연 후 본인의 저서인 ‘한중일 경제삼국지, 누가 이길까?’의 중국어판 서적을 베이징대에 기증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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