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마다한 조양호 회장, 육·해·공 종합물류그룹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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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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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29일 열린 한진해운 이사회 결의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는 사실은 표류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현 상황에서 비추어 볼 때 큰 의미를 가진다.

한진해운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이 장기 침체에 놓이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고자 지난 해 10월 한진그룹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이미 1500억원을 긴급 지원했으며 연말에는 추가로 1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한진해운의 어려움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조 회장의 취임이 결정되면서 불투명하기만 했던 한진해운의 앞 날에 긍정적인 신호가 비춰지고 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선친의 유지에 따라 수송 물류의 외길을 걸어 온 조양호 회장의 노하우가 한진해운의 체질을 바꿔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조 회장은 한진해운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밝히는 한편 직원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한진그룹의 전통에 따른 신분보장과 성과에 따른 기회까지 약속해 내부적인 결속까지 다지는 등 한진해운의 강력한 정상화 의지도 피력했다.

◇ 한진그룹 시너지?

조 회장의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 취임은 한진그룹의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명실공한 수송물류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할 새로운 도약의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게 됨으로써 그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고 조중훈 선대회장의 ‘수송보국’ 철학을 계승해 세계적인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 또한 마련된 것.

항공운송, 해상운송, 육상운송 각각의 특성을 살려 운송을 하게 되면 원가 절감을 통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기존 항공-육상에만 국한되던 연계 수송을 뛰어 넘어 항공-해상-육상을 잇는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게 됨으로써 운송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이미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대한항공의 경영 노하우가 한진해운의 인프라와 접목되면, 한진그룹의 펀더멘털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 또한 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구원투수 나선 조양호 회장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986년에도 위기에 빠졌던 한진해운을 정상화시킨 사례가 있었다.

1986년 당시 한진해운은 잇단 적자로 투자해놓았던 컨테이너선과 장비의 상환도 어려운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에 대형 신형선을 6척이나 인수하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또한 장기 불황으로 선발 해운 기업들이 줄이어 철수한 북미 항로에 새로운 항로를 개설하고 선박을 투입하는 등 안이한 경영으로 위기에 빠졌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조양호 회장은, 선진화된 경영 기법으로 대한항공에 자리잡은 ‘항공 경영(Airline Management)’을 한진해운에 접목하자는 의견을 냈다. 더 나아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었던 대한항공 경영기법을 백지상태에서 한진해운에 접목하기 위해 위탁경영이라는 과감한 결정까지 하게 됐다.

이로써 운항원가가 높은 항공화물을 취급하는 항공사의 원가 인하 노하우를 한진해운에 도입해 1년도 지나지 않아 완전 흑자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는 한진해운이 국내 제 1위이자 세계적인 해운선사로 거듭나는 발판이 됐던 것.

조 회장의 이번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 취임에 따라 이와 같은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한진해운이 또 다시 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 최은영 회장은 어떻게?

조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한진해운의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한진해운 정상화의 대한 의지를 피력하자, 사내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조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한진그룹 전통에 따라 한진해운 직원들에 대한 신분 보장은 물론 성과에 따른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맡은 바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자 내부적으로도 큰 동요 없이 안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은영 회장은 이날 부로 한진해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후 최 회장은 오는 6월 1일부로 인적분할하게 되는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을 맡게 된다.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에는 여의도사옥과 정보기술회사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 한진에스엠, 3자 물류회사 HJLK가 남게 되며 4개 사의 2013년도 실적은 매출액 기준으로 약 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홀딩스 인적분할이 이뤄질 6월이 아닌 지금 물러날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지난 해 12월 1일부로 신규 선임된 석태수 사장의 업무 파악이 끝난 지금이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며, 이는 한진해운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조양호 회장과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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