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항공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철도의 경우 턱없이 부족한 관리ㆍ감독 인력 문제가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항공 분야는 상대적으로 안전관리가 철저한 편이지만 최근 저가 항공사가 난립하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국토부 철도 안전감독 인력 5명 불과…"점검 사실상 불가능"
철도 안전의 '키'를 쥐고 있는 주요 신호설비로는 선로전환기와 신호기가 꼽힌다. 선로전환기는 열차를 다른 궤도로 이동시키는 장치이고, 신호기는 열차의 통과와 정지 여부를 알려준다.
대표 철도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의 신호기 운영 방식은 서로 다르다. 서울메트로 신호기는 기관사가 열차 간격을 파악해 정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장치다. 코레일의 신호기는 신호등처럼 통과 표시인 파란불과 정지를 신호하는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열차 운행을 결정짓는 요소인 만큼 운영기관은 정기적으로 신호기 점검을 하고 있지만 최근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관리체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메트로는 신호기 시스템 정밀검사 주기를 1년에 2번으로 정했고 매일 열차 운행 전 단순 오작동을 체크하고 있다. 그러나 신호기 시스템 전반을 확인하는 월상점검은 6개월에 한차례에 불과하고 신호기 관리는 외주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은 철도 신호제어 시스템 전문업체인 유경제어가 맡았다.
코레일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번에 문제가 된 경인선 구간 정밀 점검을 실시했었다. 이달 3일에도 경인선 전체 점검을 통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했지만 이번 1호선 신호기 내 카드 불량을 발견하지 못했다.
열차의 탈선 등을 야기할 수 있는 선로전환기의 장애도 고민거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013년 8월까지 선로전환기 장애는 총 1060건 발생했다. 이로 인한 열차 지연이 39건에 달했다.
신호설비의 관리는 인명사고와 직결된다. 하지만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 내 관련 관리 인력은 총 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5명이 신호·차량·운전·시설 분야 전반을 담당한다.
국토부 철도운행관제팀 관계자는 “철도 안전 관리 인력이 적어도 20명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안전행정부에 관련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하철의 경우 운영사인 코레일과 서울메트로가 서로 다른 관제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022년까지 1~9호선 관제센터를 통합할 방침이다.
◆ 솜방망이 처벌에 끊이지 않는 항공사고
항공분야는 상대적으로 조종사 자격요건과 요구하는 안전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다. 그럼에도 조종사의 과실 및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4~2013년) 발생한 항공사고는 총 34건이다. 백만건당 사고율은 5.1건으로 세계평균(4.1건)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사고원인으로 조종사 과실이 38%인 12건을 차지한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도 조종사 과실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19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엔진 이상을 감지했음에도 운항규정을 위반하고 비행해 적발되기도 했다.
조종사 과실 사고가 많은 것은 숙련된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국토부는 풀이했다. 국내 항공교통량은 2004년 15만6916건에서 지난해 24만8396건, 항공기 등록대수는 290대에서 603대로 급증했다. 반면 국내 전문인력 양성기반이 취약해 대부분 외국의 교육훈련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규정 위반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5명 미만의 사망사고를 낸 대형 항공사의 경우 운항정지 30일이 가능하나 관례로 5억원 수준의 과징금 처분에 그치고 있다.
정비과실 및 부품결함에 의한 항공사고도 최근 10년간 사고의 21%(7건)를 차지하지만 국내의 기체, 엔진, 부품 등 정비전문업이 활성화되지 않아 대부분 해외 위탁정비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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