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자신의 6‧4 지방선거 핵심공약으로 ‘안전’을 화두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정작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빈번한 산업재해 논란에 대한 입장표명은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에게 “지하철 공기의 질은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물질로 가득차 있다”며 서울시 지하철 공기질 정밀 실태조사를 위한 합동조사기구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진보당이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사고에 대한 입장 표명이 먼저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정 후보는 “기자분께서는 이석기가 속한 정당이 저를 비난하는 내용에 관심을 갖는데 저는 당분간 통진당 비난에는 공개석상에서는 말씀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정 후보는 “통진당만이 아니라 현대중공업 노조에서도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라는 질문에도 “통진당 말을 먼저 했기에 다음 질문 받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 후보의 발언과 관련, “자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 여지없이 종북 공세, 공안 탄압을 들고 나왔던 박근혜 대통령과 참으로 비슷하다”면서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에 대한 지적에 그리도 답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편이 옳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현대중공업 산업재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일부 종북세력의 정치공세라고 내쳐버리는 태도야말로 안전 문제에 안이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온 국민이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고 있는 이 때에 자신의 과오를 종북 공세로 묻어버리고 가려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달 21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선박에 화재가 발생해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3~4월 사이에만 현대중공업에서 8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