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은 본래 1990년대 말 일회용 비닐팩 사용을 줄이자는 의미에서 백화점 등지에서 처음 시작됐다. 촌스러운 디자인과 허름한 외관 탓에 그동안은 패션 아이템에서 빗겨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소비트렌드'와 '착한 소비 열풍'이 맞물리면서 가로수길·압구정 등 패션 거리 필수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에잇세컨즈가 내놓은 에코백은 출시 1주 만에 1000장 판매에 이어 한 달 만에 3000장의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브랜드 독자 개발 글자체 '8자체'를 적용해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캐스키드슨도 최근 독특한 꽃무늬와 땡땡이 프린트를 활용한 에코백을 선보였다. 가격대가 3만~5만원으로 타 브랜드와 비교해 두배 이상 높지만, 특정 제품은 국내에서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회사 관계자는 "소재가 천이라 가볍고, 패션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에코백의 매력"이라며 "5만원대 인기 제품의 경우 전년대비 판매량이 16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신성통상 SPA 브랜드 탑텐도 지난해부터 1만원대 합리적인 가격의 에코백을 선보이고 있다. 100% 면 소재에 개인의 취향, 기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연출할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에코백 열풍은 명품도 예외는 아니다.
마크제이콥스·아크네·입생로랑·V73 등 고급 브랜드에서도 캔버스 천을 활용한 에코백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진저백은 에르메스·샤넬 등의 디자인을 반영한 에코백을 내놓아 출시 2주만에 완판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죽가방보다 가볍고 저럼하며, 무더운 여름철 편안하게 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에코백이 인기"라며 "패션을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진화하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퀄리티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