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임신부, 허락 없이 결혼했다고 가족들에게 맞아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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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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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파키스탄에서 한 20대 임신부가 부모 허락 없이 결혼했다고 가족 수십 명으로부터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명예살인이 자행된 것.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이날 AP 등에 “27일 오후 북동부 라호르시에 있는 고등법원 앞에서 25세 여성 파르자나 파르빈이 아버지와 오빠 등 20여 명의 가족들에게 방망이와 벽돌로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파르자나 파르빈은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무함마드 이크발(45)과 결혼해 현재 임신 3개월 상태였다.

앞서 그녀의 부모는 무함마드 이크발이 파르빈을 납치했다고 고소했고 이날 파르빈은 법원에서 자신의 의사로 결혼했음을 밝히기 위해 남편과 함께 고등법원에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빈 부부가 고등법원으로 다가오자 기다리고 있던 그의 가족·친척들은 허공에 총을 쏘더니 파르빈을 붙잡고 마구 구타했다. 주변 사람들은 지켜보기만 할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는 파르빈의 아버지 무함마드 아짐만 남고 모두 도망간 뒤였다.

무함마드 아짐은 경찰에 잡혀가면서 “딸이 허락 없이 결혼해 가족 모두를 모욕했기 때문에 죽였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 이크발은 “우린 사랑했다”며 “파르빈의 가족은 많은 신부 값을 요구했지만 여의치 않자 결혼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명예살인은 순결이나 정조를 잃었거나 간통한 여성들을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그 가족이 죽이는 악습이다. 주로 이슬람권에서 자행된다.

시민단체인 파키스탄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부정이나 노골적인 성관계’ 등을 이유로 남편 등 가족에 의해 869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으로 살해됐다.

파키스탄에서도 명예살인은 실정법상 불법이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하고 범행을 증언하겠다고 나서는 이들도 거의 없다. 또한 일종의 사면 조항도 있어 가해자는 거의 처벌받지 않거나 가벼운 처벌만 받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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