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산란시기 더 빨라졌다…따뜻한 겨울 탓

국림공원관리공단, 기후변화 3개 생물지표종 관찰 결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개구리산란시기가 작년보다 4일 앞당겨졌다. 올해 1~3월 기온이 예년보다 상승하면서 따뜻한 겨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야생 동식물 계절적 변화(겨울→봄)를 관찰한 결과 지난해보다 올해 봄 개구리 산란은 4일, 박새산란은 19일, 신갈나무 개엽은 11일이나 빨랐다.

공단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기후변화에 민감한 개구리, 박새 산란시기, 신갈나무 개엽시기 등을 매년 관찰하고 있다.

관찰 결과 이들 생물종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봄에 좀 더 빠른 생태적 변화를 보였다. 이는 올해 겨울이 작년보다 따뜻했다는 기상청 자료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1월 전국 평균온도는 –2.1℃였지만 올해 1월은 0.5℃로 영상기온을 유지했다. 또 2월에는 2.5℃(지난해 0.7℃), 3월 7.7℃(6.6℃) 등으로 평균온도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에서 북방산개구리는 처음으로 산란하는 시기가 2010년에 비해 22일, 작년보다 4일이나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산개구리가 빨리 산란했다가 꽃샘추위 같은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올 경우 알이나 성체가 동사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매년 지속되면 전체적인 개구리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있다는게 공단의 분석이다.

박새류 산란시기 조사는 지리산국립공원에 인공 새집을 달아놓고 이 곳에 알을 낳는 시기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단은 새들의 번식 시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먹이량, 포식자 유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밀접한 것은 기온이라며 특히 번식을 준비하는 3월 기온이 높을수록 번식시기가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갈나무 개엽시기 관찰은 2011년부터 시작했으며 월출산국립공원 특정지점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이른 봄에 잎이 나오는 장면을 촬영해서 날짜를 확인하고 있다.

김태근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사는 “3~4년 관찰결과로 식물개엽이 빨라진 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개엽시기가 빨라지면 나뭇잎을 먹이로 하는 곤충 발생이나 이를 먹이로 하는 조류의 산란시기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한편 공단은 멸종위기 식물에 대한 생태변화에 대해서도 관찰하고 있다. 올해 덕유산국립공원의 광릉요강꽃(멸종위기종 1급) 개화일이 4월 30일로 작년보다 14일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장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몇몇 생물종들의 생태적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찰결과는 전체적인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