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취임 직후 차별적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농식품기업 여신 확대'를 강력히 내세웠다. 농협은행만의 노하우가 빛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 상반기 농식품 관련 기업 여신은 12조원을 돌파했다.
7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농식품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은 12조316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 출범 직전인 2011년 말(8조2730억원)에 비하면 2년6개월 간 약 4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11조2757억원)과 비교해도 6개월만에 1조원이 늘었다. 이는 김 행장이 연초부터 농식품기업 여신 확대를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직접 전국의 거래기업체를 수시로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통계상 농업 및 농식품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총 여신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50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24%를 농협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농식품 산업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산업 특성상 지방의 농공단지 등에서 소규모로 운영된다. 또 농식품의 원재료인 농축산물은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변동이 심해 여신심사가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전국적인 점포망을 보유한 지역밀착형 은행인 데다 농업 및 농축산물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농식품업 심사팀을 별도로 조직해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행복채움 농식품기업성공대출'이라는 농식품 관련 법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여신상품도 판매중이다. 이밖에 농식품기업에 대해 제공중인 무료 컨설팅도 호응이 높다.
올해부터 농협은행은 농식품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도 마련했다. 우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농식품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상하는 ‘NH농식품 위더스 상’을 제정했다. 수상기업 간 정례모임 및 정보공유 커뮤니티인 ‘위더스클럽’도 조직한다. 아울러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은행이 참여하는 '범농협 농식품기업지원협의회'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주하 행장은 "우리 농축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농식품 산업이 계속 성장해야 농축산물 수요가 늘어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2020년까지 농식품기업 여신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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