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팍팍한 대학생, 기부도 자원봉사도 중·고생보다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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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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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원봉사활동 연령별, 학급별 현황 [그래프=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국립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인 김규현(25세) 씨는 군 제대 후 2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한 번도 자원봉사활동을 한 기억이 없다. 1학년이던 2010년엔 학부 단체로 보육원에 방문하거나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재능기부행사도 참여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학과 공부와 취업 준비에 한눈팔 여력도 없을뿐더러 단체 봉사활동을 추진한다는 말도 들어본 지 오래다.

#평일엔 과외, 주말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국립대 2학년생 김정미(21세) 씨는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탓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학입학 이후 과외가 끊긴 적이 없어 자신은 형편이 낫다고 말하는 그녀는 기부가 좋은 것도 알고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도 공감하지만 그것도 다른 곳을 돌아볼 여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반문한다.

대학생의 기부참여와 자원봉사활동 경험이 중·고등학생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원봉사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 청소년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13~24세 청소년은 54.7%였다.

이 중 중학생은 93.7%가, 고등학생은 95.4%가 지난해 봉사활동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거의 대부분 학생이 학교나 동아리에서 단체로 진행하는 봉사에 참여하거나 종교활동을 통해 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학생은 29.6%에 불과해 중·고등학생에 비해 참여율이 매우 낮았다.

기부경험 역시 대학생이 중·고등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13~24세 청소년은 25.9%였다. 중학생은 35.8%, 고등학생은 32.2%가 기부경험이 있던 반면 대학생은 21.0%에 그쳤다.

대학생들이 자원봉사활동이나 기부참여가 적은 이유는 역시 팍팍한 사회현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취업을 위한 학점관리나 자격증 취득,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비싼 등록금을 보태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함으로써 주위를 둘러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인·구직포탈 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 335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취업준비'가 19.1%로 가장 많았으며 '아르바이트(15.8%)', '외국어 공부(13.1%)', '자격증 취득(10.8%)' 순으로 나타나 1~4위까지 모두 현실을 반영한 계획이었다.

최준영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웬만한 곳은 취업이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취업경쟁을 뚫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에는 자원봉사를 하자는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추세"라며 "다만 자원봉사에 대한 참가인원 등 양적인 측면은 줄었으나 지속적인 봉사와 자원봉사에 대한 시간, 강도 등 질적인 측면은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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