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 금산에 멸종위기 황금새 둥지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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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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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새,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 멸종위기 여름철새 번식 확인

  • 3000㎡ 규모 습지에서 칠보치마, 꼬마잠자리 등 다수 멸종위기종 서식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지정한 대흥란(멸종Ⅱ급).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여름 철새인 황금새 둥지와 멸종위기종이 다수 분포한 습지가 경상남도 남해군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 지구에서 발견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에서 지난 6월 말 황금새 둥지를 국내 최초로 발견했고 새끼를 기르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이번에 발견된 둥지는 높이 2.9m 지점 고사목으로 깊이 9cm, 지름 8.5cm 구멍을 이용한 것이다. 황금새는 낙엽활엽수 가지 위에 마른 잎을 이용해 밥그릇 모양 둥지를 만들거나 나무 구멍 또는 딱다구리가 뚫어놓은 구멍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은 밝혔다. 

이 영상에는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가며 곤충과 지렁이를 물어와 새끼 3마리에게 먹이고 천적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새끼들의 배설물을 주둥이로 물어 밖으로 나르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영상을 촬영한 자원봉사자 장성래 씨는 “최근 몇 년 사이 금산에서 여름 철새이면서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와 긴꼬리딱새가 산란하고 새끼를 기르는 과정을 촬영했었다”며 “이번에 황금새 번식을 추가로 확인해 이 지역이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철새들의 주요 번식지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딱새과에 속하는 황금새는 여름철에 번식을 위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나그네새로 이 과정에서 드물게 몇몇 개체가 우리나라를 통과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금산 지구에서 멸종위기종을 조사하던 중 3000㎡ 규모의 습지도 발견했다. 이곳에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Ⅱ급인 칠보치마, 자주땅귀개, 꼬마잠자리와 희귀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 땅귀개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합과 식물인 칠보치마는 수원 칠보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파리 10~12개가 땅바닥에 붙어 치마모양으로 퍼져 나온다. 현재 칠보산에서는 자취를 감췄으며 경남 일부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자주땅귀개는 끈끈이주걱과 함께 대표적인 식충식물로서 땅과 접하는 부분에 벌레잡이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꼬마잠자리는 크기가 1.7cm 내외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잠자리로 알려져 있다.

금산은 면적 90만㎡, 최고봉 705m이며 소금강 또는 남해금강이라 불릴 만큼 기암괴석이 많다. 망대, 문장암, 쌍홍문 등 38경이 대표적이다. 산림생태계는 난대림과 온대림이 만나는 완충지대로서 생물다양성이 뛰어나고 식물만 680종이 분포한다.

지금까지 금산에서 석곡(석란), 칠보치마, 히어리 등 멸종위기 동식물 7종이 발견됐으며 공단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보호구역 4개소(6만1000㎡)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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