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손님몰이를 하는 박리다매식 병원의 경우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곳도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할인이나 프로모션 기한 내에 혜택을 받으려고 급하게 수술을 진행하면서 정작 중요한 부분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라식수술을 받은 대학생 김하나 양(21, 가명) 역시 ‘여름방학 라식 최저가’라는 광고문구에 현혹돼 수술 병원을 결정한 케이스이다. 의사는 김 양 눈의 조건이나 상태보다는 본인에게 익숙한 수술방법을 권했으며 수술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시력은 0.2로 떨어졌다. 병원 측에서는 체질일 수 있으니 기다리자고만 했고,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었던 김 양은 결국 타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각막혼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러한 부작용의 발생은 흔히 말하는 ‘공장형 안과’에서 의료진이 편리한 방식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데 원인이 있다. 김 양의 사례를 보면 의료진은 수술 후 남는 각막의 두께가 충분하지 않아 라식보다는 라섹이 더 적합한 김 양에게 라식수술을 권유, 무리하게 수술을 감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라식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공장형 안과는 수술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의료진 분업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며 “또 시간에 쫓겨 환자 관리에 소홀하거나 비용절감을 위해 일회용 수술장비를 재사용하여 수술 시 감염이 있었던 사례도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러한 수술 폐해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라식소비자단체는 병원 선택 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해 수술환경을 판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검사나 수술을 서두르지 않는가
수술 전 안검사는 정확한 수술을 위한 초석이다. 하지만 방학 프로모션이나 할인행사 기한을 강조해 수술을 서두르거나 사람이 많이 몰려 안검사를 소홀히 한다면 자칫 수술 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수술을 서두르거나 검사를 소홀히 하는 느낌이 드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 명의 의사가 하루 동안 지나치게 많은 수술을 진행하지는 않는가?
하루에 수술을 7건 집도하는 의사와 20건 집도하는 의사의 피로도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의사가 무리하게 수술 스케줄을 강행하면 자칫 집중력이 저하되어 수술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수술 시 사용하는 레이저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정확한 수술만큼이나 꼼꼼한 사후 관리가 중요한 것이 라식수술이다. 수술 초기의 사소한 증상을 제 때에 발견, 치료하지 못하면 부작용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 관리 시스템이나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외에도 안전한 수술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라식보증서’를 발급받는 방법이 있다. 라식소비자단체가 발급하는 라식보증서는 라식소비자의 권익보호 및 부작용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증서로 소비자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사항들을 명문화한 것이다.
라식보증서를 발급하는 라식인증병원은 단체에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뒤 ‘인증검사’를 통과해야만 보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과거 부작용 발생 이력이나 수술의와 진료의가 분리된 박리다매식 운영 여부, 수술장비와 수술실 내 위생환경 등의 안전성을 판단한 후 심사에 통과한 경우에만 보증서 발급 병원으로 인증된다.
이외에도 라식보증서는 정기점검, 특별관리센터, 부작용 발생시 배상체계 등의 약관을 통해 보증서 발급병원 의료진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보다 안전한 수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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