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열흘 남짓 만에 사들인 주식만 2조5000억원어치에 이른다. 최경환 경제팀이 부양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조심스럽지만 2분기에 기업실적이 바닥을 쳤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려도 아직은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크라이나는 물론 세계 곳곳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잦아들기는 했지만,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리도 여전하다.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00%(20.64포인트) 상승한 2082.61을 기록했다. 장중 209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수가 2080선을 넘은 것은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가 그동안 못 올랐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인도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 증시가 올해 들어 30% 내외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는 내내 제자리걸음을 쳤다.
외국인은 최근 10일 동안 삼성전자만 3500억원어치를 샀다. 현대차(2500억원)와 신한지주(1700억원), 기아차(1300억원), KB금융(1100억원)도 매수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배성신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전일 2060선에 이어 2080선까지 돌파하면서 박스권 탈출에 성공하는 모습"이라며 "3분기 주요기업이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랠리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뿐 아니라 외국인도 수급에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기관 매물이 잦아들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백 연구원은 "대외 여건이 나쁘지 않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도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현지 증시가 살아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 상당수가 2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한 것은 부담스럽지만, 되레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눈높이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가운데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기업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신중론도 없지는 않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팀 정책에 대해 한국판 아베노믹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증시는 과감한 통화완화로 2013년 급등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4% 넘게 떨어졌다. 인위적인 경기부양 이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산업생산도 5~6월 사이 3% 이상 하락했다. 낙폭은 2011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경환 효과를 중장기적인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며 "배당정책이 시장에서 먹힐지 아닐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고, 최근 지수가 뛰는 것도 글로벌 자금이 한국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이 오를 만큼 오른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이 한국 차례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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