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지역 일부 기초의회가 구성원 간 '밥그릇 싸움'에 한 달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개원 시작부터 감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현안 처리는 아예 뒷전이라, 구의원들의 자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31일 서울시 각 자치구에 따르면, 이달 1일 일제히 제7대 구의회가 들어섰고 전반기 원 구성과 함께 구정업무 파악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양천구의회와 중랑구의회 2곳은 여전히 파행 중이다. 의장단을 비롯한 원 구성에 물고 뜯는 내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천구의회는 아직 출발선도 끊지 못했다. 지난 7일 첫 일정으로 임시회를 열었고 그것으로 진전이 없다.
당시 오전 10시에 개회할 예정이었으나 의장단 선출을 놓고 여·야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곧장 정회가 선언됐다. 그렇게 정회를 거듭하다 결국 원 구성에 실패했고, 다음 날로 예정된 개원식도 연기됐다.
새누리당은 다선 의원이 먼저 의장을 맡는 게 관행이라 주장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구청장을 낸 당이 의장석도 차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양천구의회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 각 9명씩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다. 그러면서 상임위원회 조차 갖추지 않아 구청의 업무보고 역시 미뤄졌다.
양천구의회 측은 관계자들 간 협상 테이블에서 일절 양보가 없어 대치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랑구의회는 원 구성은 마쳤지만, 당장 소수당에서 의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그야말로 다수당에서 수적 우위만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의회를 독점했다는 주장이다.
이곳은 총 17명 구의원 중 새정치민주연합 9명, 새누리당 8명으로 짜여졌다. 앞서 9일 열린 임시회 때 전반기 의장에 다수당 소속 인물을 전원 만장일치로 뽑으며 잠시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곧장 부의장 선출이 강행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 표시로 모두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부의장 선거가 이뤄졌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자리도 차지했다.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거듭 일정을 거부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달 15일 단독으로 회의를 열어 3석의 상임위원장 가운데 단 1석만을 상대당에 배정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소속 상임위원장은 "본인이 참석하지 않았고,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선출됐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러는 사이 임시회 의사 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랑구의회 관계자는 "구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던 구의원들이 제 역할에 충실하지 않아 비난여론이 크다.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합리적으로 절충에 나서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