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150만kW급 대용량 원전인 ‘APR+’가 1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은 지난 2007년 8월 개발 착수 7년 만에 APR+가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해 한국형원전이 더욱 높은 수출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14일 밝혔다.
표준설계인가는 인허가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을 포함한 종합적인 심사를 거쳐 표준설계를 허가받는 제도다. 부지특성 등을 감안한 상세설계만 추가되면 원전건설이 가능한 단계까지 기술개발이 완료되는 셈이다.
APR+(Advanced Power Reactor Plus) 기술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력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원전설계핵심코드와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계측제어설비 등 일부 미자립 기술품목까지 100% 국산화하여 설계에 적용했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원전 플랜트 2기 수출시 약 100억달러 수출이라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한수원은 차세대 신형원전 APR+가 한국표준형원전(OPR1000)과 UAE 수출 노형인 차세대원전(APR1400)을 토대로 구조적 안전성을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대형 항공기의 충돌처럼 엄청난 충격도 여유있게 견딜 수 있도록 원자로건물, 보조건물 등 안전관련 구조물 외벽의 안전성을 높였다. 원자로건물 돔 부위 벽두께는 APR1400 노형이 107cm인 것과 견줘 122cm로 두꺼워지고, 보조건물은 종전 122cm~137cm였던 것을 152cm로 더욱 두텁게 설계했다.
또 발전소 두뇌에 해당하는 주제어실(MCR)과 원격제어실(RSR) 등 주요 설비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완벽히 보호될 수 있도록 배치․설계해 운전신뢰성을 강화했다. 항공기 충돌이나 화재발생 등 돌발적 상황에도 원전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설비를 4중화하고 물리적으로 4분면 격리설계를 적용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동중인 전 국내원전에 추가 설치중인 피동형 수소제어계통 및 방수문을 표준설계에 반영했다. 여기에 전기가 없어도 발전소의 안전정지와 냉각이 가능하도록 냉각설비(피동보조급수계통)를 갖추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모듈형건설 등 최첨단공법을 활용해 APR1400 기준 52개월이었던 건설공기를 36개월로 크게 단축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한 점도 특징이다.
아울러 APR+는 종전 APR1400에 비해 전기생산 능력이 10% 가량 증가된다. 이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가 순수 국내기술로 독자개발한 수출선도형 고성능 고유연료(HIPER)를 연료로 사용하고, 핵연료 집합체를 APR1400 대비 16개 추가해 총 257개로 늘린 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APR+ 기술개발을 통해 축적된 노형 개발 경험과 지속적인 원전건설 및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원전시장을 견인하게 되는 시기가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수원은 1980년대 후반부터 OPR1000 개발을 시작으로 원전 기술 자립화를 추진했으며, 2009년에는 APR1400을 개발해 UAE에 최초로 원전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