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부동산 침체 현상이 가시화하면서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 부동산 정책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18일 발표에 따르면 7월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무려 64개 지역에서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 특히, 베이징(北京) 집값이 전월 대비 1% 내려 지난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의 주택 가격도 각각 1.2%와 1.3% 낮아졌다. 모두 지난 2011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1선 도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에 ‘진주인스(金九銀十)’라는 말이 있다. 추석과 국경절 연휴가 껴 있는 9~10월 부동산 매매 성수기를 뜻하는 말이다. 진주인스 효과에 매년 8월부터 활황을 보여왔던 중국 1선 도시 부동산 시장도 올해만큼은 침체돼 있는 상태다.
가장 심각한 곳은 선전(深圳)·광저우다. 진주인스가 다가오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호전될 기미를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고 중국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가 18일 보도했다.
광저우 주택관리국에 따르면 8월 둘째주 신규주택 거래량은 전 주 대비 10% 하락했다. 심지어 인근 포산(佛山)·둥관(東莞) 등 광둥성 여타 도시들이 기존의 주택 구매 규제정책을 완화해 실수요 구매자를 끌어당기며 광저우 선전 부동산 시장엔 찬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선전도 마찬가지다. 통계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선전시 신규주택 거래량은 783채로 전주 대비 1.14% 떨어졌다. 둘째 주 거래량은 심지어 481채로 첫째 주보다 12.7% 더 떨어졌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는 중국 경제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관칭여우(管淸友) 민생증권 수석거시경제분석가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동산 경기에 발목이 잡혀있다"면서 "재고량이 많아지고 판매가 부진한데다 대출까지 죄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는 주택 구매제한령을 속속 완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간 중국 내 주택구매 제한령을 실시해왔던 도시 46개 중 37개 도시에서 최근 한달 새 규제정책을 완화했다. 아직까지 구매제한령을 풀지 않은 곳은 베이징·선전·광저우·상하이 등 1선 도시 4곳과 다롄·싼야 등 일부 2선 도시뿐이다.
중위안부동산 장다웨이(張大偉) 시장분석가는 “1선 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은 늦어도 3분기 말까지 모두 구매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며 “1선 도시도 전면적은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구매제한령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실제로 주택 재고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책도 어느 정도 완화해 주택 실수요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중국은 2주택 담보대출시 계약금 비율을 베이징 등 1선도시는 70%, 기타 도시는 60%로 규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서는 건설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유출되며 향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살리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문건에는 외지인의 경우 무주택자이거나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모두 상환한 경우에 한해 1주택 구매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상하이 주민의 경우에는 2주택 이하 보유자에 한해 2011년 1월 전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으나 모두 상환했을 경우 1주택 구매 대출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중국 부동산 조사기관 야하오(亞豪) 궈이(郭毅) 마케팅 총감도 “부동산 업자들의 분양가 할인으로 부동산 시장의 꺼진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며 “하지만 진정한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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