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매제' 오갑렬 전 대사 "유병언 사망 책임 느껴" 일부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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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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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혐의(범인도피교사)로 재판에 넘겨진 오갑렬(60) 전 체코대사가 첫 재판에서 반성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오전 10시께 열린 첫 공판에서 오 전 대사 측 변호인은 "사전에 (구원파 신도의) 양평 별장을 답사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그 신도가) 대청소를 한 사실이 없고 실제 은닉행위도 이뤄지지 않고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엄마에게 전달한 편지 내용도 안부 인사나 신문에서 알게 된 것이 전부다. 김엄마가 이미 유병언씨의 도피를 돕던 상황에서 긴요한 내용의 편지도 아니었다"며 범인도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수사기관의 범인 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장애가 될 만한 행위가 있으면 미수가 아니라 기수행위라고 해석한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이 (순천 별장으로) 편지를 전달한 것은 유병언씨에게 음식을 해 주며 도피를 돕던 김엄마의 기존 역할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 범인도피 행위"라고 맞섰다.

앞서 오 전 대사 측은 검사가 열거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전 유병언씨 사망과 관련해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 전 대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고위 공직자로서 유병언씨의 도피를 막지 못했고 도주를 도와주기까지 한 점은 깊이 반성한다"면서 "유병언씨 사망과 관련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느껴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대사는 유병언씨의 매제로 지난 4월말부터 5월10일까지 수사 상황과 여론 동향을 유병언시에게 보고하고 유병언씨의 지시사항을 받아 전파하는 등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지난달 12일 불구속기소됐다.

오 전 대사는 또 유병언씨가 순천으로 도피하기 전인 4월 말 구원파 신도인 또 다른 김모씨에게 양평 별장을 유병언씨 은신처로 제공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전 대사 부부는 지난 6월 20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됐고, 검찰은 오 전 대사만 불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를 받는 부인이자 유병언씨의 여동생 경희(56)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오 전 대사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6일 오후 2시에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씨의 형 병일(75)씨에 대한 선고재판은 당초 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사건과 함께 선고하기 위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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