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6일 장중 113만8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8일에는 한때 112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전년 동기 대비 약 60% 감소한 4조1000억원으로 발표한 7일에도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8일 하루에만 3%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기관이 문제다. 외국인은 9월 들어 전일까지 25거래일 동안 사흘만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을 뿐 누적 기준 7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비해 기관은 같은 기간 순매수한 날이 이틀밖에 안 됐다. 누적 순매도액도 8400억원으로 외국인 매수세를 상쇄시켰다.
2~3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최근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가 되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기관은 꾸준히 매물을 내놓았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올해 들어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약 3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며 "8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매도세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은 8일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약 500억원어치 팔았다.
이재윤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 연구원도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꺼리면서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큰 LG전자나 SK하이닉스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자 주가가 11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기업가치 대비 가격적인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4분기나 내년 초까지도 실적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4조원대 영업이익은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식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며 "가격 자체만 봐도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서 기관이 매매 포지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상우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위한 관건은 결국 실적"이라며 "4분기도 스마트폰 부문은 어렵겠지만 가전이나 디스플레이, 반도체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전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4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목표주가 140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1분기가 비수기지만 올해 3분기 저점을 통과해 4분기 이후부터는 호전될 것"이라며 "주가 역시 주당 장부가치인 118만원조차 밑돌고 있어 추가적인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4조800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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