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물간 서태지? 다시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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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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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사진 제공=서태지 컴퍼니]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저 말고도 수많은 90년대 스타가 있죠. 여기 있는 사람들도 저와 같이 당시를 추억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그때를 곱씹으며 저물어 가지 않을까요? 한물간 별 볼 일 없는 가수가 전해 드립니다.”

가수 서태지(42·정현철)가 지난 18일 단독 콘서트에서 정규 9집에 수록된 '나인티스 아이콘(90s Icon)'을 부르기 전 했던 말이다.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 획을 그었던 그가 자신을 '한 물간'이라고 낮춰 불렀다.

서태지는 1991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서태지, 양현석, 이주노)을 결성해 '난 알아요'로 데뷔했다.

1996년 돌연 그룹 해체를 선언한 이후 2000년부터 시작한 솔로 활동까지 약 800만장의 음반을 판매했으며 국내에 힙합, 하드코어 장르의 음악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사회를 풍자하는 곡들을 발표, 대중에게 선보이는 과정에서 공연윤리위원회 사전심의제도 폐지에 일부분 이바지했다. 뮤직비디오 활성화에 첫 단추를 끼웠으며, 저작권·초상권 개념 확립을 최초 시도했다.

그러나 배우 이지아와 1997년 결혼, 2006년 이혼 등의 사생활로 그의 업적은 얼룩졌다.

서태지의 이번 단독 공연은 지난 2009년 발매한 정규 8집 이후 5년 만으로,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발매 기념을 위해 열렸다.

총 130대에 달하는 메인 스피커가 투입된 공연장은 화려한 비주얼로 이목을 사로잡았고 '크리스마스'와 '할로윈'을 연상케 하는 무대장치가 흥을 돋웠다.
 

서태지[사진 제공=서태지 컴퍼티]

서태지 관계자에 따르면 무대는 서태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했다. 할로윈의 심볼인 거대한 잭 오 랜턴(jack-o'-lantern, 속을 파서 도깨비 얼굴 모양으로 만든 뒤 그 안에 촛불을 켜놓은 호박)을 중앙에 배치했으며, 무대 위편은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캔디 캐인(candy cane)과 눈 결정체, 붉은 지붕을 가진 집들로 꾸며졌다. 

이날 자리한 2만5000명의 관객은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남녀 비율도 비등한 모습이었다. 현실에 찌든 회사원들은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며 머리를 흔들고 소리를 질렀다.

서태지는 8집 수록곡 '모아이'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유와 함께 부른 '소격동'과 새 앨범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Chirstmalo.win)'을 연이어 열창했다. 또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불렀던 '내 모든 것', '시대유감' '컴 백 홈(Come Back Home)', '교실이데아'로 분위기를 달궜다. 래퍼 스윙스, 바스코와 함께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서태지는 20일 0시 정규 9집에 수록된 9곡을 온라인음원사이트에 공개했다. 이후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다.

콘서트에서 보여줬던 훌륭한 무대, 그리고 기자회견서 보여줄 그의 모습이 떨어진 위상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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